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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3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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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1년3개월 오세훈 시장의 첫 번째 미션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04-10 오후 12:53:43

▲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청 맞은편 덕수궁 대한문광장에서 유세를 하는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 photo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로 ‘복귀’하면서 서울도시계획의 큰 틀이 송두리째 바뀔 전망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지난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18%포인트 차로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2011년 8월 26일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장직을 중도 사퇴한 지 약 10년 만이다. 자연히 서울시에서는 오세훈 시장 복귀와 함께 여비서 성(性)추행 의혹으로 자살한 박원순 전 시장 흔적 지우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원순 전 시장이 수립하다 중단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오세훈 시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플랜’이라고도 불리는 ‘서울도시기본계획’은 향후 20년간 서울의 발전방향을 정하는 가이드라인이다. 박 전 시장은 2014년 수립한 ‘2030 도시기본계획’의 법정 재정비 시한(5년)인 2019년부터 ‘2040 도시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 바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을 목표로 서울시 도시계획과와 서울연구원 주도로 25개 자치구와 시민참여단 등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유고(有故)로 행정공백이 초래되면서 ‘2040 도시기본계획’도 허공에 떠버렸다.
   
   다만 서울시는 대외적으로는 “2020년 말 수립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도시공간 변화 등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고자 일정을 변경하여 현재 2021년 말 수립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혀왔다. 서울시의 바뀐 시간표대로 오는 2021년 말쯤 ‘2040 도시기본계획’이 나오면 이는 오세훈 신임 시장의 이름 석 자가 들어간 첫 번째 도시계획이 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재선 시장으로 있으면서 도시계획의 준거로 사용했던 ‘2020 도시기본계획’은 오 시장의 전임자였던 이명박 전 시장이 2006년 수립한 기본계획이었다.
   
   

   1990년 이후 모두 4차례 수립
   
   ‘국토계획법’에 따른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지자체장이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도시기본계획’은 서울시의 경우 1990년 이후 모두 4차례 수립 발표한 바 있다. ‘2000 도시기본계획’은 고건 전 시장(관선) 때인 1990년, ‘2011 도시기본계획’은 조순 전 시장 때인 1997년, ‘2020 도시기본계획’은 이명박 전 시장 때인 2006년, ‘2030 도시기본계획’은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4년 수립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재선에 도전한 2014년 지방선거 직전 ‘2030 서울 플랜’이란 이름의 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여기서 정한 틀에 따라 수도 서울을 관리해왔다. ‘2030 서울 플랜’은 수립자인 박 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2018년 3선에 거듭 성공하면서 바꾸기 힘든 헌법과도 같은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박 전 시장 재임 중 서울의 재건축·재개발을 억누른 ‘35층 규제’도 ‘2030 서울 플랜’에 따라 만들어진 대표적인 규제다. ‘2030 서울 플랜’은 제4장 ‘공간구조 및 토지이용계획’에서 “51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업무, 상업, 주거, 문화, 여가시설 등 다양한 용도가 복합된 건물로서, 도심, 광역중심(한양도성 내 제외) 내 상업 및 준주거지역으로 입지를 한정하도록 한다”며 “한강변 등 수변 연접부는 위압감을 완화할 수 있는 스카이라인이 형성되도록 한다”며 못 박고 있다.
   
   심지어 주거(아파트)는 도심과 광역중심, 지역과 지구중심을 막론하고 ‘35층 이하’로 묶었다. 그나마 주상복합은 도심과 광역중심의 상업과 준주거 지역에서 51층 이상이 가능하지만, 지역과 지구중심은 상업과 준주거 지역이라고 해도 50층 이하만 가능했다. 대개 추상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치는 ‘도시기본계획’에서 이례적으로 건물 층수까지 세세하게 못 박은 것이다.
   
   자연히 신규 주택공급을 늘려 서울의 폭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서라도 ‘2040 도시기본계획’의 수립과 함께 ‘2030 서울 플랜’의 재조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실제로 ‘2030 서울 플랜’이 있는 한 1970~1980년대 지은 노후아파트가 즐비한 서울에서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50층 이상 아파트와 주상복합은 원천적으로 건립이 불가능하다. ‘2030 서울 플랜’이 서울의 원활한 주택공급을 막는 ‘대못 규제’ 역할을 해온 셈이다.
   
   
   109석 중 민주당 101석
   
   다만 또다시 보궐선거로 뽑힌 서울시장 손에 의해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는 것은 불행이란 지적도 나온다. ‘2030 서울 플랜’도 보궐선거로 뽑힌 박원순 시장 손에서 결정된 한계를 갖고 있었다. ‘2030 도시기본계획’은 본래 오세훈 시장 재임 중이던 2009년 1월 정비에 들어갔지만 2011년 오세훈 시장의 중도사퇴와 함께 크게 방향이 바뀌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전 시장은 취임 직후 전임자가 추진했던 도시기본계획의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결성되는 등 전문가의 영역인 도시계획에 소위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입김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 플랜’이란 생소한 이름도 당시 처음 등장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착수해 오세훈 시장이 완성하게 될 ‘2040 도시기본계획’은 정확히 그 역순(逆順)의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사실상 차기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2022년 6월까지 불과 1년3개월 남짓에 그치는 점은 명백한 한계다. 오 시장은 보궐선거 직전부터 “1+4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라며 오는 2022년 서울시장 재도전을 시사한 바 있지만, 오는 2022년 6월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박원순표 ‘2030 서울 플랜’ 폐기와 오세훈표 ‘2040 서울 플랜’ 수립에 흔쾌히 동의하고 나설지도 미지수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는 모두 민주당 소속 자치구청장이 이끌고 있다. 서울시의회 역시 109석 가운데 101석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장악하고 있다. 선거 전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전 대표)은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이다. 싸워서 이기겠나”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나마 6석에 머물던 국민의힘은 시장 보궐선거와 같은 날 치러진 서울시의원 재선거(강북구 제1선거구)에서 1석을 추가 확보했다. 서울시 도시계획과의 한 관계자는 “큰 틀은 정해놓고 세부 전략에 대해 관련 부서 간 협의하는 단계”라며 “시장이 새로 오면 추가적으로 검토할 거리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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