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등 지도부가 지난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등 지도부가 지난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4·7 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으로 당내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의 패배를 두고 여러 분석과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당내에선 ‘친문과의 거리두기’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친문 도종환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고 5월 조기 전대를 하기로 했지만 비문계 인사들은 수습책이 미흡하다며 비판을 퍼붓기 시작했다.친문계의 향후 대응에 따라 당내 갈등은 확산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비문계인 민주당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4월 8일 페이스북에 “조국 사태에서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 전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전전긍긍하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어느 날 이상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왔다. ‘조국 반대’는 ‘검찰 개혁 반대’이고 이는 ‘적폐세력’이라는 프레임이었다”고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미 기득권화되어 사회적 공감의 리더쉽을 잃어버렸음에도 약자 편인 척하고, 무오류의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잘못해놓고서도 시원하게 인정하지 않고 핑계거리만 찾은 적이 많다”며 “한마디로 ‘착한 척 하더니 능력도 없을뿐더러 솔직하지도 않다’라는 평가가 몇 년 동안 켜켜이 쌓여 선거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해온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여러 번 내다 친문 당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받곤 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국민에겐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친문계 핵심 인 도종환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노 의원은 또 “개혁과 쇄신을 하자면서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그조차도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뽑는다면 진정성이 생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노 의원 역시 4월 8일 당 지도부 총사퇴에 따라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당 안팎에서 “친문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다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친문 세력을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당대회에서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 차기 대권 주자를 누구로 내세우느냐는 등 민감한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어 친문과 비문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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