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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4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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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년정치인이 분석한 2030의 표심을 움직인 것

김용태  국민의힘 광명을 당협위원장  2021-04-17 오후 2:51:37

▲ 지난 3월 31일 오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동작구 총신대입구역 앞에서 함께 지원유세를 벌인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은 국민의힘의 불모지라 여겨졌던 20대와 30대에서 각각 55.3%와 56.5%를 득표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특히 20대 남자의 72.5%가 오 시장을 지지하면서 승리를 견인했는데, 그동안 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던 2030세대가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오 시장을 지지한 것이 승리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보수정당의 첫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싫어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유권자가 많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권교체를 위해 2030세대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함을 고려할 때, 이번 선거에서 왜 2030세대가 민주당을 심판하였는지 이해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30 청년정치인으로서 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이번 현상을 성찰해보고자 한다.
   
   
   2030세대의 특징은 ‘정직함’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지금의 2030세대는 198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수혜를 받고 자란 이 세대는 역사상 가장 높은 학력을 보유한 엘리트 집단이라 할 수 있다.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 작가는 2030세대의 특징 중 하나로 ‘정직함’을 꼽는다. 어릴 적부터 인터넷에 익숙하며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된 쌍방향 사회에서 자랐으며, 사회 신뢰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건강한 신뢰 시스템을 훼손하는 것은 적폐라고 여기며, 객관화된 지표를 기반으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학생부종합전형이 완전무결한 시스템을 가지기 전까지는 점수를 통해 객관적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정시가 낫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2030세대의 이 같은 경향에 비춰볼 때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만들었던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민주당이 스스로 수정해 이번 재보선에 후보를 낸 것은 명백하게 신뢰 시스템을 훼손한 사례로 다가왔을 것이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으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국민 혈세가 80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데도 기어이 후보자를 공천한 민주당의 모습은 2030세대가 볼 때 국민과의 신뢰를 깨는 것이며, 공당의 당헌당규를 입맛에 맞게 수정하는 행태 자체가 사회 신뢰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었다. 2030세대가 볼 때 도저히 상식적인 결정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민주당이 주도해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키기 직전 정작 법안을 주도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청와대에서 제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던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임대료를 올렸다. 금액을 얼마나 올렸나 하는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외쳤던 이들의 위선적인 행태에 2030세대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2016년 12월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 20대에서는 1%, 30대에서는 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에도 2030세대는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로 인식되었지만 보통 청년들과는 달랐던 정유라씨의 특혜에 대해 2030세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정권을 향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사회 지도층의 일탈과 국정농단 세력의 불법행위는 2030세대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이렇게 문재인 정권은 2030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탄생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고, 오히려 사회는 퇴보하고 말았다.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며 국민을 조롱했던 정유라씨의 행동과 조국 전 장관 일가가 자행한 입시비리는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잘못된 입시비리로 애초에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의사고시를 통해 인턴으로 활동하는 조민씨를 보면서 청년들에겐 최순실 사태 당시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을 테다. 누군가는 조국 일가의 입시비리에 기회를 박탈당했을 것이지만 이를 단죄할 의무가 있는 문재인 정권은 오히려 모든 것을 정당화하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국을 감쌌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수많은 청년은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 하는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계속해서 국민과의 신뢰를 스스로 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공공기관 직원들은 정보를 독점해 투기를 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자신감 있게 내걸었던 병역면탈·부동산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 인사의 공직 배제 등 5대 인사 원칙은 그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2030세대가 민주당에 분노를 느낀 근본적인 이유는 ‘내로남불’이다. 민주당의 주류 운동권은 자신들이 곧 법이고 정의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쟁취하기 위한 과정에서 생겨나는 불법은 평소 외치던 공정과 정의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여긴다. 자신들은 언제나 잘못한 것이 없다며 스스로를 성역화하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집단은 적폐라 몰아세운다.
   
   
   나만이 ‘선’이고 ‘진리’라는 민주당의 선민의식
   
   온 국민이 치를 떨었던 조국 일가의 입시비리와 관련하여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정 교수를 향해 “그 시절 자식의 스펙에 목숨을 걸었던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을 대신해 정경심 교수에게 십자가를 지운 건가”라며 예수라도 되는 양 치켜세웠고, 일부 친문 의원들은 사법부를 적폐로 몰아세웠다. 민주당이 집권정당이고 정치권력을 다수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핍박받는 약자라 주장하며 자신들의 고통을 마치 과거 성인들이 겪었던 고통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민주당만이 선이고 국민의힘은 물리쳐야 할 악의 축으로 인식하는 이분법적 논리에 2030세대는 상식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비정상적인 민주당의 사고에 2030세대가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이들을 향해 “역사 경험치가 부족하다”고 꾸짖었다. 입만 열면 그저 전 정권 탓, 언론 탓, 검찰 탓 등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남 탓하기 바빴다. 지난 4년간 보여준 민주당의 아집과 오만에 2030세대는 자연스럽게 심판의 칼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정치는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이기에 말에 대한 신뢰는 특히 중요하다. 신뢰가 깨지면 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자연계에서 협력 관계를 설명하는 데에 팃포탯(Tit-for-Tat)을 사용한다. 팃포탯에서도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신뢰이다. 팃포탯은 흔히 맞대응 전략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대가 나를 배신하면 마찬가지로 나도 배신하며 상대가 다시 협력하면 나도 다시 협력한다는 개념이다. 이번 선거가 그랬다. 국민의힘이 다시금 새겨봐야 할 가치가 이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2030세대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보내준 지지가 영원할 거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주었던 믿음을 향후 더욱더 신뢰 있는 행보로서 증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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