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홍 의원의 복당 심사는 결국 6월 11일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홍 의원은 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저는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복당을 신청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전 당의 공천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지 1년 2개월만이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을 비롯해 현 국민의힘 지도부는 홍 의원 복당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홍 의원의 ‘막말’이미지가 국민의힘에 부담이 된다며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젊은 층의 비호감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수치를 인용하며 “20대 저의 지지율은 17.8%, 30대 지지율은 11%였다”며 “저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세대가 2~30대 라는 것이 통계지표상 명확한데도 복당으로 2~30대가 달아난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 복당에 반대하는 이들은 그의 막말 이미지 외에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을 꼽는다. 전당대회 이후 나타날 당 내부 권력 개편에 홍 의원의 존재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이후 당 지도부가 정비되면 당은 곧장 대선 모드로 들어간다.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또 한 번의 당내 이합집산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 ‘홍준표 변수’가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배경엔 지난 대선에 출마해 낙선한 홍 의원이 차기 대선에 재차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점, 국민의힘에 요구되는 ‘참신한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는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결국 공은 오는 6월 전당대회로 구성될 지도부에게 넘어갈 상황이다. 홍 의원은 “복당 청문회를 열어 논의하자”고 했지만 현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분간 홍 의원 복당 건과 거리를 둘 전망이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차기 당권 주자 중 상당수가 홍 의원 복당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다만 유력 주자로 꼽히는 후보들의 입장은 다소 엇갈린다. 지난 5월 13일 주호영 의원은 ‘마포포럼’에 참석해 홍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정치는 통합이다. 이미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태호, 권성동 의원도 복당한 마당에 홍 의원만 안 된다는 건 또 다른 분란을 만들 수 있다”했다.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홍 의원 복당 문제에 관해 명확한 찬반 여부는 밝히진 않은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홍 전 대표의 복당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홍 의원과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초선의 김웅 의원은 지난 5월 13일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대선관리에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오는 말은 우리 당 후보들에 극히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다신 예전 같은 말 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쿨하게’ 사과하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여론조사상 차기 당대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공식 출마 선언을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