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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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문표(74)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국민의힘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다. 4선의 충청권 의원이자 젊은 시절부터 당직자로 몸담아온 홍 의원은 “당·조직·선거·정책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내가 당대표 적임자”라며 “실용주의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 후보 경쟁자로 거론되는 나경원·주호영 전 원내대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파트너 정치를 해온 사람들”이라며 “출마가 아니라 (지금까지 야당의 무능에 대해) 책임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11일 서울 여의도에 따로 마련한 당대표 선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만 10명 가까이 거론되고 있는데 홍 의원만이 가진 강점은 뭔가. “지금 우리 당은 자강해야 할 때다. 자강은 당·조직·선거·정책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나는 실물경제 경험이 있고, 대통령 선거만 5번(이회창 2번·이명박·박근혜·홍준표)을 치러봤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지금 우리 당의 조직도 만들었다. 이만한 경력과 살아 있는 경험을 갖고 있는 후보가 누가 있나. 내 단점이라면, 정치 인생에서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에 출마해본 적이 없다는 것 정도다. 단지 당을 살리겠다는 생각만으로 봉사해왔다. 그러다 보니 대중적 인지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 다만 실용주의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 것이다.”

- 4·7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잠시 반짝했던 국민의힘 분위기가 다시 침체된 것 같다. “상당히 침체됐다. 입으로는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라고 하면서 속으론 엄청 들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겼다는 반응은 7%밖에 되지 않는다. 또 우리 당의 가장 큰 병폐가 ‘당을 팔아 자기 정치 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온다.(대표적으로 누가 있느냐고 묻자 홍 의원은 ‘이름 안 대도 다 안다’고 했다.) 그 자리만 가면 당의 정치가 아니라 자기 정치만 하면서 끼리끼리 몇 사람 몰고 다닌다.”

“문 정권과 ‘파트너 정치’한 사람들 책임져야”

홍 의원은 이 대목을 설명하며 김종인·주호영·나경원 의원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책임정치를 문 대통령한테만 하라고 할 게 아니라 우리부터 해야 한다. 김종인·주호영·나경원, 이런 사람들은 야당 지도부로 문재인 정권과 ‘파트너 정치’를 한 사람들이니 그들 나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 정부의 한 축을 이뤘던 게 어쨌든 우리 당이다. 그럼 우리도 잘못한 거다. 지난해 상임위원장 자리를 하나도 안 가져와서 얻은 게 뭐가 있나. 줄다리기 해서 위원장을 9개라도 얻어왔으면 국정감사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가진 않았을 거다. 그거 할 시간에 왜 절간에 들어가서 일주일씩 있나.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경우도, 20대 국회 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동료들 27명이 기소된 상태다. 그들은 벌금형 100만원 이상 판결이 나오면 아무것도 못 하는 처지들인데, 나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도 나오더니 이젠 당대표까지 나오려 하고 있다.(이때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그땐 자기가 다 책임지겠다고 그랬다. 뭘 책임진다는 건가? 그러면서 자기는 (선거에) 다 나와? 이게 책임정치인가?”

홍 의원은 “일부 인사가 전화를 걸어와 “나경원이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곧장 ‘빠루(쇠지렛대)정치’라고 이름 붙일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며 “빠루가 다시 나오면, 중도가 우리를 좋아하겠나”라고 덧붙였다.

- 대표가 되면 대선을 승리로 이끌 전략이 있나. “대선은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 민주당은 화투로 치면 이미 패가 다 드러난 상황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투입했는데, 또 누가 있을지 모르지만 솔직히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후보는 없다. 앞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25%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텐데, 차기 대선을 자기 중심으로 살리려고 하면 악수(惡手)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놓고 끌어안을 거냐, 각을 세워 좌절시킬 거냐 이런 고민을 할 거다. 그에 비해 우리는 생명력 있는 후보들이 이곳저곳 웅크리고 있다. 당대표가 이들을 어떻게 모으고 투명한 룰로 후보를 만드느냐가 핵심이다.”

- 현재 야권의 대선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윤 전 총장이 제3정당을 만들어 그대로 대선을 치른다면 어찌할 복안이 있나. “우리 당이 자강해서 국민의 공감을 받는 정당으로 나아가면 윤 전 총장은 결국 우리에게 오게 돼 있다. 그가 정말 정의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고 싶어 하고 정권에 욕심이 있다면, 제3정당을 만들어 무슨 희망이 있나. 그건 정권교체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도와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역사적 우(愚)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들어오는 것도 원치 않는다. 지금 들어오면 누가 윤석열 앞에 서느냐 신경전하면서 싸움만 벌어질 거다. 먼저 우리 당을 추스르고 자강해야 한다.”

-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초선의 김웅 의원 등 당내 젊은 정치인들이 당대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여론조사상 지지율도 상위권으로 나오는데. “당대표 후보가 확정되면 여론조사상 수치의 등폭도 안정세로 갈 거다. 그분들이 당의 개혁변화에 기여한 건 입으로만 한 거지, 실제로 뭘 한 게 없다. 국민들이 볼 땐 그런 게 커 보일 수도 있다. 그분들이 그동안 각종 사회·방송 활동을 해온 역량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진짜 평가는 또 다를 것이다.”

- 4·7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에 쏠린 20대 남성 투표율이 주목받았다. 청년들의 표심을 모을 방안이 있나. “흔히 통칭해서 ‘젊은층 표’라고 하는데 우리 당이 젊은층에 대한 대안이 있느냐. 필요는 느끼는데 대책은 없다. 입으로만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당에서 현재 구상하고 있는 게 ‘청년특별대책위원회’ 정도다. 간판만 있고 내용은 없다.

나는 21대 국회의원이 된 이후 1호 법안으로 ‘청년청 신설 법안’을 냈다. 들여다보니 ‘청년 예산’이라며 11개 부처에서 18조원을 쓰고 있더라. 그런데 청년 실업자는 점점 늘어난다. 보좌진과 전문가들을 불러 자세히 살펴보니 중복된 예산만 35%였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가 ‘청년청’을 만들어 11개 부처에서 쓰는 예산을 통합하는 방안이었다. 청년청장은 40대, 차장은 30대를 임명할 거다. 요즘 청년들이 결혼을 안 하려고 하는데, 결혼 신청을 이 청년청에서 받아 링크를 시켜주고, 청년청장이 주례를 서게 할 거다. 이렇게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3000만원을 주고 집 살 때 무담보로 대출해 주는 거다. 이 정도는 내놔야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지, 전부 ‘붕 뜬’ 소리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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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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