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photo 뉴시스
(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photo 뉴시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 대권 잠룡들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인물난에 허덕였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에선 상대 진영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문재인·안철수·박원순 등을 압도할 만한 인사를 내놓지 못했다. 당시 원유철 의원, 안상수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이 대권주자로 거론됐지만 중량감만 있고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종 대선 후보로 나온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도 지지율에선 한참 밀렸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이미 다수의 차기 대권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윤 전 총장 영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12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대표가 되면 최우선으로 만날 것”이라며 “직간접적인 채널이 몇 개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2018년 12월 퇴임 후 전국을 다니며 강연 중인데, 최근 일부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17일 JCI 경기지구 청년회의소 임원연수 특강에선 “단임 대통령제든 소선거구제든 우리 정치판은 전형적인 승자 독식구조”라면서 “단임 대통령제에서 성과를 내려는 성급한 마음이 만드는 ‘청와대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이런 김 전 부총리를 두고 지난 21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나라를 경영해보겠다는 욕심이 있다”며 “부총리를 그만두고 나서 지금까지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해온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전 부총리가 이미 캠프를 꾸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최재형 감사원장도 야권 카드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주호영 의원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최 원장을 거론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현 정부 탈원전 정책에 소신을 드러내며 강직함과 균형 감각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40여년의 법관 경력과 인생사 등을 종합하면 야권 대권주자로 손색없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잠룡들로 불리는 분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우리 당의 유승민 전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를 필두로 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전 대표, 안철수 대표, 그리고 최근에는 자천타천으로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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