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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0호]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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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꼰대정치 비켜! 용산 네 청년의 맨땅 헤딩기

이성진  기자 reveal@chosun.com 2021-05-31 오후 4:57:14

▲ 더불어민주당 용산지역위 청년위원회의 백준석 위원장, 안태홍 부위원장, 이세원 운영위원, 함대건 운영위원(왼쪽부터). 이들은 내년 용산구의회 구의원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안태홍(36)씨의 본래 꿈은 유명 조경가였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후 조경학 석사 과정도 밟았다. 대학원에선 ‘양봉하는 남자’로 불렸다. 학교 건물 옥상을 빌려 실제 벌을 키우며 꿀을 만들어 팔았다. 취업을 앞두곤 독일에 가서 현지 조경업체에서 시공·관리팀 인턴으로도 근무했다. 남 부럽지 않은 이력과 포트폴리오였다. 국내로 돌아가면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거라 믿었다.
   
   하지만 2015년 졸업 후 맞닥뜨린 취업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력서를 넣은 업체에서 번번이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대안으로 택한 생물자원환경연구소,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은 ‘박봉’이란 문제가 뒤따랐다. 8살 난 아이와 아내를 책임지기엔 충분치 못한 급여였다. 안씨는 “그때쯤 외국인이었던 아내도 어렵게 국제고 교사란 일자리를 얻었지만 1년 단기계약을 반복하며 불안감만 더해 갔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월세 보증금 2000만원 마련도 어려워 은행 대출은 물론 지인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야 했다. 여윳돈을 마련해보고자 자신이 사는 월세살이 집 일부 방을 개조해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서비스업체)에 내놓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이마저도 다시 접었다. 생활고에 쫓기다 보니 아이와 놀아주는 것도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는 “그 무렵 주변을 돌아보니 나만의 일이 아니었다. 비슷한 시점에 사회에 나온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 걱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때 그의 머리를 스친 건 다름 아닌 ‘정치’였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의 활로가 정치에 있겠다는 믿음과 호기심이 들었다.
   
   지난해 6월 그는 무작정 집 근처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사무실로 향했다. “정치를 하고 싶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번호가 적힌 명함을 사무실에 남겼다. 생계는 그해 9월 조직한 도시재생 관련 협동조합 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 섰다. 생애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정치 입문’이었다.
   
   
▲ 안태홍 청년위 부위원장 “구의원에서부터 시작해 국회로 나아가는 정치인이 늘어야 힘을 위한 정치가 아닌 민의를 위한 정치가 커질 수 있다. 이는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박봉·월세살이·상권붕괴에 정치 결심
   
   그곳에서 그는 지금의 용산지역위원회 산하 청년위원회 위원장인 백준석(43)씨와 운영위원인 함대건(32)씨, 이세원(36)씨를 만났다. 서로 다른 문제로 지역위 사무실 문을 두드렸지만 정치 입문을 결심하기까지의 고민은 서로 비슷했다. 높은 집값, 저조한 취업률, 창업난, 각종 지역 문제에 시달리다 ‘대출’이나 ‘민원 제기’ 대신 ‘입당’과 ‘선거 출마’를 결심한 청년들이었다. 기성정치인들이 ‘권력’을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면 이들은 가족과 이웃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정치에 발을 붙였다. 정치가 생활이고 생활이 정치인, ‘생활정치인’의 탄생이었다.
   
   이들이 정치 입문을 결심한 데엔 현재 거주하는 용산구만의 지역 특성도 한몫했다. 용산구는 높은 집값에도 최근 5년 동안 청년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9년 12월 기준 전체인구 22만8670명 중 청년인구 비율이 32.0%(7만3179명)에 달할 정도다. 구민 10명 중 3명이 청년이었지만 정작 이들을 포함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용산구는 부동산의 핫플레이스인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젊은층의 유입이 끊이지 않는 지역인데 마용성 중 용산구의회에만 유일하게 청년 의원이 없다. 청년기본법에 따르면 청년은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일컫지만 정당이나 지자체에선 정책, 기조 등에 따라 그 기준을 조금씩 상이하게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45세 이하를 청년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용산지역위 산하 청년위원회 4인방 안태홍·이세원·백준석·함대건씨의 목표는 단 하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불모지 용산구의회의 구의원 당선이다. 지역 청년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속해 있는 청년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재정비한 조직이다. 위원장, 부위원장, 기획위원, 운영위원 등 나름의 직함과 역할을 부여하곤 중앙당 산하기관 못지않은 모습으로 가꿔갔다. 위에서 만든 조직이라기보다 지역에서 필요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겨난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안씨는 여기서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1300여명의 용산구 청년당원 중 150명을 청년위 소속으로 참여시켰고 북부·남부·서부·동부 권역별로 그룹을 나눠 지역 문제에 대한 견해를 공유 중이다. 월별 사업도 적지 않다. 사실 지역위 산하 청년위원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조직이 영세해 중앙당이나 시도당 청년위원회처럼 활성화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에 대한 열정, 무모함 등으로 제도권 정치의 공식부터 허물고 있는 셈이다.
   
   
▲ 이세원 청년위 운영위원 “정치와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이런 내가 정치에 발을 들인 건 정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가 ‘필요해서’이다. 당사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봤다.”

   청년 의원 없는 용산구
   
   사실 이들 모두에게 본래 ‘정치’는 여의도에서나 하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지난해 6월 안태홍 부위원장을 지역위로 부른 백준석 청년위원장만 해도 2018년까지 대학 강사로 일했다. 하지만 그가 살던 용산 서부이촌동은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 불리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지로 묶이며 주민들이 꿈꾸던 재개발·재건축이 오랜 기간 무산됐고 주민 피해는 극심해졌다. 그가 지난 2016년까지 도시공학 박사과정을 밟은 것도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자는 이유에서였다. 백 위원장은 “적어도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되고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공부만 한다고 바뀌는 건 없었다. 2009년 용산 참사와 2016년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무력감만 커졌다.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공공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그 역시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로를 결국 정치로 틀어야만 했다.
   
   지금의 이세원 운영위원이나 함대건 운영위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 위원은 용산구에서 사진 스튜디오와 주얼리·타투업체를 운영하던 청년 소상공인이었다. 용산에 대한 애정으로 해방촌 신흥시장 부회장직을 맡아 시장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와 공연 등을 기획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당시엔 구청에 용산구 전역 집합금지 권고 민원을 앞장서 전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하지만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태는 커져 이태원이 초토화되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봐야만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와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이런 내가 정치에 발을 들인 건 정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가 ‘필요해서’이다. 당사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사회복지사로 사회적기업,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한 함 위원의 정치 입문 계기도 이와 비슷하다. 그는 “실무자 위치에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 아무리 좋은 기획과 사업도 도의회나 구의회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대로 폐기 처분됐다. 현장에서의 복지를 뛰어넘어 그 위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 의원 비율 121개국 중 118위
   
   하지만 이들에게 정치는 막상 커다란 장벽과도 같았다고 한다. 정치를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가 검색되는 것도 아니고 소셜미디어에 정치 경험담이 올라오는 것도 아니었다. 이 위원은 “국회 의원실 출신이나 법무법인 등 법조 출신은 주변 네트워킹이 이미 형성됐거나 기존 그룹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아니었다. 정말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정치를 시작한다 해서 라이선스가 부여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푸념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시의원 선거에 나섰던 백 위원장은 이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절히 느꼈다. 당시 그는 원효로 일대에 ‘젊은용산연구소’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차리고 ‘지역활동 열심히 하면 되겠지’란 생각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는 오만이었다. 결과는 ‘컷오프’. 해당 지역위원회 활동이 없던 것도 문제가 됐다. 백 위원장은 “당시엔 정당활동을 어떻게 하는지도, 지역위원회가 뭔지도 몰랐다. 인적 네트워크나 정보가 중요한데 정치 신인에겐 이를 듣고 수집할 장도 없었다. 당장 누구에게 연락을 돌려야 할지조차 막막하다. 청년이 정치를 시작하기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들의 고민은 정치를 시작하는 모든 청년이 풀어야 할 난제이기도 하다. 국제의원연맹(IPU)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국회와 전국 광역·기초의회의 40세 이하 청년 의원 비율은 5%에도 못 미쳤다. 현 국회의원 중 20·30대 의원은 4.3%에 불과하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당선된 청년 의원 역시 광역의회 5.6%, 기초의회 6.6%에 그친다. 북유럽 국가의 청년 의원 비율이 전체 의원의 30% 달하는 것과 대비된다. 주요 선진국만 보더라도 청년 의원 비율은 프랑스 23.2%, 영국 21.7%, 독일 11.6%, 미국 11.5%, 일본 8.4% 등이다. 우리나라의 청년 의원 비율은 IPU 소속 121개국 중 118위로 하위권이다.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셈이다.
   
   이들 4인은 현재 국회를 구성하는 정당들이 청년들로부터 참가비를 받고 정치 관련 아카데미를 운영하지만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도 지적한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백 위원장은 “당에서 돈을 받을 게 아니라 거꾸로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교육하며 정치인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 당의 자산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해야 하는 정당의 의무 등을 고려하면 이 정도 투자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함 위원은 “선거 비용도 문제다. 구의원 선거라 해도 한 번 나가 떨어지면 집안 기둥이 뿌리째 뽑힌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첫 선거를 경험의 기회 정도로 삼기엔 부담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주변 가족들은 이제 이들의 정치 입문 이유에 공감해 그 누구보다 열렬히 지지하지만, 종종 걱정을 감추지 못한다고도 말한다. 안 부위원장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당이 참패한 것을 보고 어머니께서 ‘태홍아 꼭 시작해야겠니?’라고도 했다. 더 잘되기를 바라는 응원의 걱정이라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 백준석 청년위원장 “2030세대의 의견을 묵과했다. 지난 탄핵정국 당시 청년당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이때 당은 ‘청년은 우리 편’이란 인식을 가졌다고 본다. 하지만 이것이 독이 됐다.”

   “민주당은 청년을 대변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주어진 여건부터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온라인 공간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을 알리고 각종 지역 사업을 기록하는 것은 기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디지털소통특별위원회’도 조직했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서다. 지난해 말 코로나19로 헌혈 기피 현상이 화두가 될 때는 ‘헌혈 캠페인’을 진행해 이를 영상으로 남기기도 했다.
   
   매월 진행하는 ‘청년 정치스쿨’도 청년위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정치란 무엇인가’ ‘청년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강연과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연사를 초청해 이른바 ‘워크콘서트’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참가자들로부터 걷은 참가비는 강연 주제와 관련한 공공기관에 기부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함 위원은 “지역에서 이토록 다양한 사업을 하는 청년위는 손에 꼽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는 지역위 차원의 선거 지원뿐만 아니라 일종의 선거 품평회를 자체적으로 갖기도 했다. 이들은 당초 민주당이 우선하는 ‘친서민’ ‘중산층’ ‘청년’ ‘낮은 곳’ 등에 끌려 입당했는데, 그만큼 선거에서 느낀 실망감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백 위원장은 “당이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특히 2030세대의 의견을 묵과했다. 지난 탄핵정국 당시 청년당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이때 당은 ‘청년은 우리 편’이란 인식을 가졌다고 본다. 하지만 이것이 독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2030세대에 뭔가를 해주려 하지 말고 소통의 장을 넓혔어야 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들은 2030세대를 관통하는 주요 이슈에 당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위원은 “LH사태 이전에 MZ세대의 원초적인 이탈 이유를 들여다봐야 한다. 이들 세대에서 공유되는 가장 큰 이슈, 가령 젠더 등 남성의 역차별 이슈를 민주당은 끌어안으려 하기보다 피하고 멀리했다. 바꿔 말하면 청년을 대변하려는 노력은 없었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최근 논의되는 건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장유유서’ 발언이다. 청년 세대를 대하는 당의 구태의연한 모습이 또다시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안 부위원장은 “본래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고 해도 문제가 되는 건, 실제 그 문화가 당내에 장벽처럼 존재해서다. 장유유서라는 단어를 활용하기보다 기존 정치인들의 연륜과 노련함을 극복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문장으로 말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지난 5월 17일 20대 청년들이 당을 성토하는 자리에서 ‘꼰대정당’ ‘민주당 왜 지지하냐’ 등의 비판이 나오긴 했지만, 선거 참패 등에 위축되지 않고 이를 기회로 삼아 기존 가치와 방향성을 제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 함대건 청년위 운영위원 “지역에서 함께 지원하며 6월 구의회 선거에 매진하겠다. 구민들의 고민과 불편, 지역 문제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1020에 힘을 넘기는 기수 될 것”
   
   이들은 풀뿌리민주주의, 즉 ‘아래로부터의 정치’가 보편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당의 실력자가 유력 정치인이나 인사를 특정 지역에 내리꽂는 식의 정치가 아니라 밑바닥에서부터 민의와 함께하는 정치가 주를 이뤄야 한다는 이야기다. 안 부위원장은 “구의원에서부터 시작해 국회로 나아가는 정치인이 늘어야 힘을 위한 정치가 아닌 민의를 위한 정치가 커질 수 있다. 이는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정치구조에서 나타난 최근 청년 정치인 ‘이준석 돌풍’은 이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기성정치인과 대등한 구도를 만들어 제1야당 대표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성과라는 점에서다. 이들이 꼽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강점은 2030세대, 구체적으로는 2030 남성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 주호영 의원이나 나경원 전 의원 등 기존 정치인과는 대비되는 미래지향적인 발언과 스탠스에 있다. 백 위원장은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이 이준석을 통해 나타난 측면도 있을 거라 본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이 2011년 ‘박근혜 키즈’로 정치를 시작한 건 ‘위로부터의 정치’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해당 정치가 보여온 폐단을 숙지하고 아래로부터의 정치에 얼마만큼 공감할지가 이 전 최고위원의 과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청년위원회 활동을 기반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선거자금 등 현실적 요인을 고려하면 계획하고 고민할 일이 많지만 혼자가 아니라 넷이기에 ‘해볼 만한 도전’이라 여기고 있다. 함 위원은 “3월 대선이 6월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다. 지역에서 함께 지원하며 6월 구의회 선거에 매진하겠다. 구민들의 고민과 불편, 지역 문제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생겨 처음 선거 때처럼 우왕좌왕하진 않을 듯하다”라며 “‘용산’ 하면 ‘일 잘하는 친구’로 떠올릴 수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 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안 부위원장의 목표는 좀 더 구체적이다. “우리 아들, 딸들이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고 싶다. 용산엔 용산공원이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센트럴파크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 못다 이룬 조경가의 꿈이기도 하다.”
   
   이 위원은 3040세대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 3040이 개혁을 일으켜 586과 세대교체를 하는 건 이미 늦었다. 오히려 1020세대에 힘을 넘길 수 있는 기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들 세대는 산업화, 민주화, 시민운동의 경험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기성세대와 비교해 정파성이나 양극화 현상이 덜 나타난다. 오히려 기회는 이들에게 있다. 지역·계파 간 갈등을 풀어갈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불공정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기득권에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일조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내년 선거가 그 시작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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