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6월 21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도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현직 감사원장직에 있으면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주자 순위권 안에 있었고, 야당 내에서도 윤 전 총장의 대안 카드로 꼽혀 왔다. 지난 6월2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이상 이제 본격적인 차기주자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이 대선 주자로 나설 때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강점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하나는 탈원전 감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 맞선 ‘대쪽’ 공직자 이미지고 다른 하나는 보수 기독교의 확실한 지지다. 최 원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신촌교회 장로다. 현재 최 원장을 돕고 있는 강명훈 변호사도 신촌교회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됐다고 한다. 최 원장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기독교 신자다. 이 때문에 최 원장에게는 현재 기독교계의 지지세가 상당히 쏠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수 기독교계는 이전부터 정치적으로 현 여권보다는 야권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기독교 전도사로 알려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보수 기독교의 지지를 등에 업고 야당 대표까지 맡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 야권 관계자는 “최 원장은 고아인 아이 둘을 입양해 훌륭하게 키워냈다”며 “한국에 그렇게 훌륭한 장로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최 원장의 지지기반과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기반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주로 중도층과 개혁보수 쪽에서 지지를 받는 반면, 최 원장은 기존부터 야권을 지지해왔던 보수층으로부터 더 강한 지지를 받는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세가 약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해 왔던 데 대한 반감이 아직까지 상당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보수 일각에서는 여전히 "윤석열은 손에 피를 너무 많이 묻혔기 때문에 대권주자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윤 전 총장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이 윤 전 총장보다 상대적으로 최 원장을 선호하는 것이 현재 최 원장이 받는 높은 지지율의 근간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최 원장을 지지하는 현역들은 주로 친박계 의원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지난 6월 24일 발표된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최 원장의 지지도는 3.6%로 조사됐다. 1.5%를 받은 직전 여론조사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지지도가 상승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범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다음으로 높은 3위를 기록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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