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김재섭의 청년 유감]  여당의 좀스러운 올림픽 보이콧 계산법
  • facebook네이버 밴드youtubekakao 플러스친구
  • 검색
  1. 정치
[2668호] 2021.07.26
관련 연재물

[김재섭의 청년 유감]여당의 좀스러운 올림픽 보이콧 계산법

김재섭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봉갑 당협위원장  2021-07-23 오후 4:41:48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지난 6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일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일본 영토 지도 내 독도 표기 규탄 결의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개최 당일까지 일본 내에서는 개최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을 압도했다. 지난해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이미 올림픽 연기 카드를 써버린 마당에 백신 부족 문제까지 심각해지면서, 올림픽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스가 총리에게 일본과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출범 초 70%가 넘었던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최근 2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올가을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여 총리 재임을 노리려는 스가 총리에게는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세계 각국 정상들의 올림픽 불참 선언도 줄을 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연이어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올림픽 외교’를 통해 100여개국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다자외교를 펼치려던 스가 총리의 구상도 발목이 잡혔다. 실제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한 각국 정상급 인사는 20명도 채 되지 않아, 주최국으로서 일본은 세계적 망신을 샀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극히 낮은 수준으로, 팬데믹 자체보다 일본 정부의 정치적 무리수가 외교적 낙제점에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정치적 저항이 유독 크긴 했지만, 올림픽 수난의 역사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1896년 아테네에서 근대 올림픽이 최초로 시작된 이래 올해 도쿄올림픽까지 32번의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개최 과정이 무난했던 올림픽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전쟁으로 인해 올림픽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정치적 보복으로 대규모 보이콧 선언이 나온 적도 있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나치 선전용으로 전락했고, 1972 뮌헨올림픽에서는 패전국의 국력회복을 과시하는 데 중점이 주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한 ‘검은 9월단’ 사건으로 이스라엘 선수가 대량 살상되는 일도 있었다. 1992년의 바르셀로나올림픽이나 1988년 서울올림픽도 각국의 민주화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탁월함(Excellence), 우정(friendship), 존중(respect)’이라는 올림픽정신이 무색하게, 올림픽은 정치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국가들 사이의 긴장관계에 따라 그 운명이 좌우됐다.
   
   더 슬픈 일은 이 정치적 난항이, 많은 경우 국가들의 정치적 ‘좀스러움’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세계의 평화와 공존이라는 거대 명분 앞에서 ‘좀스러움’이 웬 말이냐 싶겠지만, 실제로 올림픽은 그 ‘좀스러움’ 때문에 여러 번 체면을 구겼다. 125년 전 제1회 아테네올림픽이 열리던 시기는 독·프전쟁의 여파로 프랑스인과 독일인 사이에 서로 앙금이 남아 있던 때였다. 프랑스인이었던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은 올림픽에 독일을 초대하지 않는 ‘좀스러움’을 보였다. 독일이 격하게 항의하자 결국 어쩔 수 없이 독일을 올림픽에 참여시켰다. 제2회 올림픽에서는 독일에 초청장을 보냈지만, 독일은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분실사고가 일어나버린 것이다. 쿠베르탱은 초대장을 재발송하지 않았고 이에 화가 난 독일은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 이란은 2000년 전 마라톤전쟁 패배의 자격지심으로 처음부터 올림픽 마라톤 경기 영구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1984년 LA올림픽에도 다소 ‘좀스러워’ 보이는 보이콧이 있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에 대항해서 치러진 1963년 신흥국 경기대회 ‘가네포(GANEFO·Games of the New Emerging Forces)’에 참가한 선수들을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제외시켰다. 그에 반발한 북한은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을 비판하며 많은 서방국가들이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에 대한 보복성 대응으로 동유럽의 국가 다수가 불참을 선언하며 1984년 LA올림픽은 반쪽으로 치러졌다.
   
   이 사례들은 그래도 좀스러울 ‘명분’이 있었다. 모스크바올림픽의 경우 침략 전쟁을 비판하며 불참을 결정했으며, 1964년의 도쿄올림픽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가 독재정권 정당화 과정에서 결성된 신흥국 체육경기대회연맹에 반대한다는 이유가 있었다.
   
   
   올림픽 보이콧이 해결책은 아니다
   
   바람 잘 날 없는 올림픽 역사에서 좀스러움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부끄럽게도 대한민국 정부와 여당이다. 정부와 민주당이 도쿄올림픽에 대응하는 방식은 민망하다. 여기에는 명분도 실익도 없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은 도쿄올림픽 보이콧까지 주장했는데, 그 근거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으며,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우리 영해에 배출한다는 것 등이었다. 당연히 이에 대해 일본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양국은 힘을 합쳐 이 문제를 개선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올림픽 보이콧일 수는 없다.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여당의 정치인들은 올림픽을 갈등과 반일감정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만들 것이 아니라, 화합과 타협의 기회로 만들었어야 했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이중적이고 비겁하다. 2022년 개최 예정인 베이징올림픽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한다. 중국은 버젓이 인권을 유린하고, 심각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으며, 노골적인 무역분쟁을 일으키며, 대한민국 영해를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며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는 여권 인사를 찾아볼 수 없다.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가. 대한민국 대통령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방일을 포기했다. 물론 한·일 간 외교 문제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데다가 일본 공사가 대통령에 대해 성적인 막말을 일삼았던 것, 무관중 방침 등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본이 ‘후지고 낮게’ 가는 동안, 대한민국이 세련되고 높게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도 사실이다. 올림픽을 명분 삼아서 얼마든지 관계 개선에 힘쓸 기회가 있었다. 올림픽은 원래 그러라고 있는 대회다.
   
   최악은 대한체육회의 ‘이순신 현수막’이다. 반일감정도 때와 장소가 있다. 굳이 ‘도쿄’의 ‘올림픽’에 참여하러 가서 반일감정을 버젓이 내비칠 필요가 무엇인가. 대한체육회는 한·일전을 치르는 것인지, 올림픽을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을 가장 좀스럽고 민망한 방식으로 정치화했다.
   
   일찍이 우리는 올림픽이 정치화됐을 때 누가 가장 피해를 보는지 목격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미명 때문에 남북단일팀을 만들었고, 그로 인한 피해는 4년간 피땀 흘려 노력한 우리 선수들이 받았다. 꿈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한 청년들이었다. 미국의 대통령 후버가 “전쟁은 노인이 일으키고, 싸우다 죽는 것은 젊은이들”이라 말했던 것처럼, 우리 정치가 반일을 외치며 좀스러운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젊은 세대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외면받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아야 한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FT 새로운 가능성과 규제 샌드박스
신협 어부바 콘텐츠 공모전
마감을 하며
검은 호랑이의 해 정장열 편집장

격화되는 대선전에 오미크론 사태까지 더해져 연말이 어수선합니다. 한 해를 정리할 때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지만 다가...

주간조선 대학생 기사 공모
주간조선 칼럼마당
기업소식
네이버 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