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접견하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접견하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캠프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캠프 정무실장 신지호 전 국회의원의 ‘탄핵’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직접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며 사태가 봉합되는 듯 했지만, 정치권에선 양측대립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이 대표에게 알리지 않고 결정한 시점부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7월 30일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결정하면서 이 대표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 또 이날은 이 대표가 여수·순천에서 일정을 보내던 때였다. 이 대표는 당시 오후 일정을 모두 끝마친 뒤에야 공항에서 윤 전 총장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이후 양측의 긴장 상황은 사실상 매일같이 이어졌다. 지난 8월 4일 국민의힘은 대선 주자들을 모아 서울 용산구 쪽방촌 봉사활동에 나섰는데, 윤 전 총장은 이 행사에 불참했다. 최재형, 유승민, 홍준표 등 유력 주자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캠프 측은 “이전부터 예정된 일정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대표는 “(불참한 후보들이)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후보의 자유”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8월 6일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다. 당 지도부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전날 이 대표가 이끈 ‘예비후보 전체회의’를 비판했다. 군소후보들과 윤 전 총장을 한데 모아 행사를 연 것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정 의원은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후 한 친윤계 핵심 의원이 다른 대선 캠프 측에 “(8월 4일)봉사활동을 보이콧 하자”고 제안한 사실까지 알려져 양측의 갈등이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신지호 전 의원의 ‘탄핵’발언이 나왔고,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에선 이 대표와 지난 7월 25일 만났던 ‘치맥회동’ 사진을 올리며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8월 13일에는 국민의힘 내에서조차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가 나왔다. 정점식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 재선 16명은 이날 성명에서 “당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한 단합, 외연확장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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