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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72호]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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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주선자 정갑윤이 전한 김종인·윤석열 회동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08-20 오후 6:20:12

▲ 지난 8월 17일 서울 종로구의 한식당에서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날 오찬은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왼쪽)이 주선했다. photo 정갑윤 전 의원
지난 8월 17일,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났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다음날인 7월 31일, 두 사람이 1시간 가량 회동한 적은 있지만 식사 자리에서 마주 앉은 것은 입당 후 이날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의 오찬 회동은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인 와중에 성사됐다.
   
   이날 만남은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이 주선했다. 울산에서 내리 5선(選)을 한 정 전 부의장은 현재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김종인 회동 다음날인 지난 8월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갑윤 전 부의장과 만났다. 다음은 정 전 부의장과 일문일답.
   
   - 윤석열 전 총장과는 어떤 사이인가.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감사 때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증인(윤석열)은 조직에 충성하는가, 사람(채동욱)에 충성하는가’ 물어봤다. 그게 윤석열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돼버렸는데, 사실 내 워딩이다. 21세기 정치권에서 최고의 명언을 만들었다(웃음).”
   
   - 불편한 관계로 출발한 셈인데. “정권이 바뀌더니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왔다. 어느날 지인을 통해 전화가 왔더라. ‘법사위에 계신데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메시지였다. 그때 내 첫마디는 ‘부모(박근혜)를 잡아먹은 놈하고 무슨 한 상에서 밥을 같이 먹어.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라’였다. 그 후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허리통증이 심해 의자와 책상이 필요하다는 보도를 봤다. 그때 윤석열에게 ‘그거 좀 해결해 달라, 그럼 내가 밥을 사마’라고 했다. 그때 ‘자기가 추진해 보겠다’고 하더라.”
   
   - 갑자기 윤석열과 가까워진 계기는.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 두 달 뒤 조국이 법무장관으로 왔다. 그때 국정감사에서 내 첫 질문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가 마치 윤 총장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었더라. 내가 저작권료는 받지 않을 테니 잘해라’라고 격려했다. 국회 속기록에 다 있다. 그 이후부터 정부·여당이 윤석열을 공격해 올 때마다 방패 역할을 해주고, 북돋아주는 역할을 했다. ‘퇴임 후 국민을 위한 봉사를 하겠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을 때도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겠다는 말만 했으면 됐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다.”
   
   - 김종인 전 위원장과는 어떤 사이인가. “김종인 위원장이 비례대표 했을 때 같이 골프도 치고 밥도 먹고 했다. 김 위원장이 나를 참 좋아했다. 비대위원장 되기 전부터 우리 멤버들하고 점심 식사를 계속 해왔다.”
   
   - 윤석열·김종인 오찬을 주선한 까닭이 뭔가. “윤석열과 김종인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전에 약속이 됐다. 내가 윤석열한테 ‘김종인 박사와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더니 ‘그 식사 자리에 나도 갈 수 있느냐’고 하더라. 원래 4명이 먹기로 돼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한 명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로 갔다. 그래서 그 자리에 윤석열을 넣기로 하고, 김 박사(김종인)한테 동의를 구했다. 그랬더니 ‘OK’ 하더라.”
   
   - 이번 오찬 때 무슨 얘기가 오갔나. “어제 김종인 위원장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나도 윤석열과 악연이다. 하지만 지금은 악연이 문제가 아니다.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김 박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지금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 나는 ‘체제’라는 표현을 쓴다. 대한민국 체제를 지켜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그것을 무너뜨리고 있다. 윤석열을 통해 나라를 지키려는 것이다.”
   
   -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한동안 윤석열에 회의적이었는데. “김종인 위원장이 입당을 빨리 하지 말라고 했다. 그 결과 지금처럼 하이에나들이 붙어서 난리를 치지 않느냐. 김종인 본인이 봤을 때 일찍 입당을 하면서 당선될 확률이 떨어졌다는 논리였다.”
   
   - 윤석열 지지율 답보 상태에 대한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이 있었나. “당대표(이준석)의 액션이 정말 아니다. 그로 인해 그런 것이니 ‘너무 대응하지 말라’고 조언을 하더라.”
   
   - 김종인 위원장은 과거 이준석 대표를 지지했는데. “전에는 그랬는데 ‘요새 (이준석) 하는 것 보고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당대표로서의 자세가 아니지 않느냐. 언론에서 나쁜 부분만 보도하는 경향도 있지만, 그런 오해를 살 수 있도록 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됐다.”
   
   - 당 상임고문으로 있는데, 윤석열·이준석 갈등을 어떻게 보나. “국민들이 욕을 얼마나 하는지 모른다. 후보들이 아니고 당대표가 자꾸 비치니까 배가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산으로 간다. 경선준비위원회가 당헌당규에도 없는 토론회도 하고, ‘봉사활동 하니까 다 모여라’라고 한다. 평화시대에는 참 좋은 얘기다. 지금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빼고는 다 초짜배기고, 처녀 출전 아닌가. 나머지 사람들은 전국으로 쫓아다녀야 한다. 봉사활동은 당 지도부가 하고, 당대표는 대여 투쟁에 올인해야 한다. 만약 정권창출을 못 했을 경우에 이준석은 ‘쥐구멍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가야 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 결렬을 선언했는데. “더 이상 상처를 내면 안 된다. 안철수는 안철수대로 가도록 놔둬야 한다.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되고 구도가 나오면 그때는 안철수든 우리 당 후보든 정권창출에 대한 국민의 여망에 역행하면 안 된다. 나라 걱정하는 원로 선배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때 합당을 하든지, 구국운동 차원에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하면 된다. 정치니까 가능성은 항상 있다. 서로 극단적인 표현은 하지 말고 말조심 해야 한다.”
   
   - 홍준표 의원 등이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예다. 나는 지금까지 5선을 하면서 네거티브 선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사람 됨됨이가 올바르고 내 정책만 좋으면 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5%만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악의적인 뜻은 아니겠지만 현격하게 지지도 차이가 나니까 윤석열 지지율을 둔화시키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 본다.”
   
   - 경선 때부터 상당한 네거티브가 예상된다. “이명박·박근혜 경선할 때 ‘에리카 김이 미국에서 들어오면 이명박 끝난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다. 지금 보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 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이재명과 이낙연 둘이서 ‘명낙대전’이라고 할 정도로 네거티브를 하는데 지지율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윤석열이 언행 실수만 줄이면 네거티브는 큰 문제가 아니라 본다. 부인, 장모 문제는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것이고, 결혼한 뒤 남편으로서 검사 직분을 이용해 이뤄진 일이 없지 않느냐. 후보 흠집을 내기 위한 네거티브일 뿐이다.”
   
   - 윤 전 총장이 후보로 확정될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계설정이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나는 친박(親朴) 중의 친박이다. 박근혜 한풀이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체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체제를 지킨 뒤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체제가 무너진 뒤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
   
   - 내년에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고 보나. “우리만 정비를 잘하면 정권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굴러들어온 떡을 발로 차버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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