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9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유승민 전 의원 ⓒPhoto 뉴시스
지난 8월 19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유승민 전 의원 ⓒPhoto 뉴시스

지난 8월 26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 경제공약으로 ‘남부권 반도체 미래도시’를 내걸었다. 지난 8월 19일, 경기도 평택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쌍용차 평택공장을 직접 찾은데 이어 ‘경제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는 셈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앞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은 자리에서 ‘삼성전자’에서 한 글자씩을 딴 ‘삼성전자의 성공신화는 전국민의 자랑입니다’는 4행시를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께서 며칠전 일부러 전화까지 해주셔서 계획을 세우고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월 24일 삼성전자가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향후 3년간 240조원 신규 투자계획을 밝힌 직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의 투자가 반도체 세계 제패의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유 전 의원은 이 글에서 “저는 반도체 세계 제패를 위해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경제권에 정부가 50조원을 선투자해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반도체 미래도시 건설을 약속했다”며 “이 사업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영호남 지역경제와 지방대학을 살리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연히 유승민 전 의원의 대표 경제공약인 ‘남부권 반도체 미래도시’가 어디가 될지도 주목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남부권 반도체 미래도시’가 들어설 지역으로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경제권’이라고만 언급한 채, 특정지역명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출마선언 직후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자신의 옛 지역구인 대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대구ㆍ경북 일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국내 전자공업의 발상지인 구미는 지난 2019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나섰다가 경기도 용인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주력 생산라인이 대졸이상 석박사급 고급인력 수급이 용이한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부권 반도체 미래도시’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수원(기흥), 화성(동탄), 평택(고덕) 등 모두 경기도에 있고, SK하이닉스의 주력 라인은 이천과 용인(원삼), 청주 등지에 포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벗어나 있는 곳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정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방이전이나 투자에 따른 확실한 인센티브 없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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