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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74호] 2021.09.06

오세훈 밀어붙이는 경찰, ‘박원순 지우기’ 보복 수사?

▲ 지난 9월 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열린 제18회 서울시 성평등상 시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최근 서울시는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정책들에 대한 대대적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박 전 시장 역점사업이었던 미니태양광 관련 업체를 사기죄로 형사고발하기로 방침을 정하는가 하면, 박 전 시장의 대표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로7017’의 위탁운영 방식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운영과 주민자치회 보조금 집행 실태를 재점검하고,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 등에 대한 예산 지원 현황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서울시청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서며 오세훈 시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자 서울시 내에서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수사’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31일 경찰의 서울시청 전격 압수수색은 9월 1일 서울 월드컵대교 개통 전날 이뤄졌다. 월드컵대교는 오세훈 시장의 과거 임기 때인 2010년 4월 29일 착공됐다. 당초 2015년 8월 완공 예정이었는데 2011년 10월 박원순 전 시장 취임 뒤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6년간 사실상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2017년에야 상판 설치 공사가 시작됐고, 완공은 2020년으로 미뤄졌다가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연계를 이유로 2021년 8월까지 완공이 재차 미뤄졌었다.
   
   오 시장 취임 후 드디어 개통된 월드컵대교는 ‘오세훈 시정’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지난 9월 1일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공개적으로 할 얘긴 아니지만 (압수수색) 시점이 미묘하지 않냐”며 “우리가 박원순 사업 지우기에 들어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사회주택이나 노들섬 문제는 시민감사청구가 들어왔기 때문에 명백한 문제를 서울시장이 그냥 두면 그게 직무유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정말로 박원순 사업 지우기였으면 광화문 광장 공사부터 당장 중단시켰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니태양광이나 사회주택 정책은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수사의뢰를 검토했을 뿐 오 시장이 ‘박원순 흔적 지우기’를 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번 경찰 압수수색은 오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인 2009년 11월 인허가가 난 ‘파이시티 사건’으로 인한 것이다. 파이시티 사건은 서울 양재동에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양재동에 화물터미널만 조성하려 했으나, 백화점과 업무시설을 들일 수 있도록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오 시장의 최측근인 강철원 현 서울시 민생특별보좌관이 1년의 징역형을 받고 옥살이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방송기자클럽 토론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질문을 받고 “제 재직시절에 서울시와 관계되는 사건은 아닐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이 내용이 문제가 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을 오 시장에 대한 표적 수사로 보고 있다. 앞서의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파이시티 건은 도시계획심의와 관련한 건 서울시가 했지만 실제 인허가와 관련된 건 전부 서초구청이 한 사항”이라며 “그런데 서울시를 굳이 압수수색까지 한 건 무리가 있지 않나. 법조계에서도 통상적으로 비슷한 시각으로 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명 서울시의원은 “후보자 발언과 관련한 건축심의 관련 내용은 따로 확인만 해도 나오는 건데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압수수색 당일 성명을 내 “당시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의 ‘제 재직시절에 서울시와 관계되는 사건은 아닐 것’이라는 발언은 과거의 기억에 의존한 답변에 불과하다”며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 위반이라는 수사사유’를 내세워 마치 엄청난 범죄행위가 있었던 것처럼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과잉수사이자 야당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과장 포장수사”라고 반발했다.
   
   
   박 시장의 민간 위탁사업들 검증 대상
   
   야권에서는 오 시장이 태양광·사회주택 보급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강경책을 펴자 이에 대해 여권이 보복성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강하다. 서울시의회 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요즘 발언이 강하지 않았나. 태양광도 고발하고 사회주택도 고발한다고 하니 문재인 정부가 견제를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8월 26일 사회주택 보급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오세훈TV’를 통해 ‘나랏돈으로 분탕질 쳐놓고 스~을쩍 넘어가시려고? (feat. SH공사) 사회주택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서울시가 사회주택을 민간에 위탁운영 줬는데, 이로 인해 혈세가 방만하게 쓰였다는 지적이었다.
   
   서울시가 현재 들여다보는 대부분의 정책들은 서울시 직영이 가능한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박원순 시장 때 민간에 위탁운영을 줬던 것들이다. 서울시가 직영을 하면 비용이 절감될 사업을 민간에 위탁을 줘서 사업비가 방만하게 쓰였다는 것이 서울시의 지적이다. 태양광과 사회주택 보급 문제를 포함해 서울로 사업, 한강 노들섬 사업, 성동구 서울숲 관련 사업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 서울로 사업은 연간 예산 42억원 중 70% 이상이 업체 직원과 보안관 인력비로 쓰였다는 것이 서울시 판단이다.
   
   한강 노들섬도 오 시장과 전임 박 시장의 정책이 부딪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노들섬은 이명박 전 시장이 재임 당시 오페라하우스로 조성하려 했었고, 오 시장도 2006년 재임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공연과 전시 복합문화단지로 탈바꿈시키려고 했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교통 문제 등으로 진전은 없었다. 그런데 오 시장이 물러난 뒤 박 전 시장은 이곳을 주말농장용 텃밭으로 꾸몄다. 이 때문에 ‘알짜 부지가 놀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박 전 시장은 2019년에서야 이곳을 대중음악 공연장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했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와도 충돌하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SH 사장 후보자, 세월호 기억광장 남기기 등 민감한 사안들을 두고 시의회와 연속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출신으로 SH 사장 후보 4배수에 올랐다가 면접에서 탈락한 김헌동 전 본부장은 유독 시의회 추천 위원들로부터 낙제점 수준인 40~50점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110석 중 100석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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