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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4호] 2021.09.06

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낙연 반전카드 있나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2021-09-10 오전 7:58:20

▲ 지난 9월 7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photo 뉴시스
“네거티브 선거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저의 대선캠프도 하지 않겠다.”
   
   9월 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그동안 1위를 달리는 이재명 후보 '검증'을 위해 날선 공세를 해왔던 이낙연 후보와 그의 캠프였다. 충청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절반에 불과한 득표율에 충격을 받았고 결국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캠프 회의에서도 "검증 공세를 지지자들이 네거티브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이 늘었다"는 반성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이루어진 이낙연 후보 측의 공세는 이 지사의 불안함을 부각하는 쪽으로 전개됐다. 민주당 예비경선의 경험이 이런 흐름에 힘을 줬다. 예비경선에서 줄곧 1위를 수성하던 이재명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혼쭐이 났다. 특히 개인 신상을 둘러싼 의혹을 대처하는 방식에서 불안함을 노출했고 지지율에도 일정부분 타격을 받았다. 정세균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관한 질문이 대표적이었다. “바지를 한 번 더 내려야 하느냐”라는 이재명 후보의 답변은 뜻하지 않은 논란거리를 불렀고 이 지사의 ‘불안한 실수’로 평가받았다.
   
   불안함을 살짝 내비친 이재명 후보가 흔들릴 때 그 틈을 파고든 건 이낙연 후보였다. 자신의 정치적 터전이지만 이재명 후보에게 그간 밀렸던 호남에서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 역동성보다는 불안정성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주춤할 때 정반대에서 근엄하고 신중하게 서 있던 이낙연 후보는 열매를 따갔다.
   
   이낙연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를 앞서가는 ‘골든크로스’를 위해 캠프 측의 공세가 강해진 것도 이때부터였다.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등을 포함한 경기도 산하기관 보은 인사 논란, 쿠팡화재 사건 동안의 '먹방 사건', 무료 변론 의혹 등 ‘이재명 리스크’를 부각하며 1등 후보의 불안함을 강조했다.
   
   
   캠프와 지지자에게 서로 다른 네거티브 기준
   
   ‘명낙대전' 공수에서 공격은 주로 이낙연 후보의 몫이었는데 이번 경선에서 보듯 타격을 받은 쪽도 이낙연 후보였다. 이재명 후보 측이 내세운 건 '네거티브 무용론'이었다. '검증'이라고 말하는 상대의 공격을 '네거티브'라고 규정했고 부정적 뉘앙스를 덧씌웠다. 대응 자체를 최소화하는 대신 내세운 게 본선경쟁력이었다.
   
   네거티브에 대한 당원들의 반발은 일정부분 투표결과에 나타났는데 누적 득표율 54.72%를 기록한 이재명 캠프는 이제 9월 11일 대구경북 경선에서 60%를 얻어 대세론을 확산시키려고 한다. 결국 이낙연 후보 측에서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것 역시 당원들의 반발을 표심으로 느끼면서 부터다.
   
   다가올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네거티브의 영향력이 적을 선거라는 분석이 많다. 여야 지지율 1위인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집중적인 공세를 받는다. 그래도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사생활 중심의 네거티브가 제기됐다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를 평가하는 잣대는 네거티브보다 정권 교체를 위한 본선 경쟁력이다. 이재명 후보를 결정짓는 잣대 역시 정권 연장을 위한 본선 경쟁력이다. 본선 경쟁력이 최우선 가치가 된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설 곳이 없다는 얘기다.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발언과는 별개로 네거티브는 매우 달콤하다. 게다가 사람마다 네거티브냐 검증이냐를 규정하는 정도도 다른 법이다.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고 난 뒤 이낙연 캠프 측 전언 형태로 많이 등장한 단어가 '도덕성'이었다. 이재명 후보의 약점으로 제기했던 고리와 같다.
   
   9월 8일 호남으로 간 이낙연 후보는 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후보 경선은 민주당의 그런 정신(5·18 민주화 운동,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가치)을 잘 구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며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아도 좋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도덕성’이란 단어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측에서는 검증 혹은 비판이라고 보는 발언이지만 지지자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친문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서는 이런 발언을 두고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는 시선이 강하다.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는 별개로 뒤지고 있는 후보가 마치 네거티브 같은 발언을 하는 경우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낙연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상승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을 다 써야 한다. ‘주어 없는 네거티브’처럼 받아들일 법한 발언이 계속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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