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4일 선거캠프 해체를 전격 선언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Photo 뉴시스
지난 9월 14일 선거캠프 해체를 전격 선언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선거캠프 해체를 전격 선언했다. 최재형 전 원장은 국민의힘 1차 컷오프 결과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 9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저는 최재형 캠프를 해체한다”며 “대선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재형 전 원장의 캠프 해체선언은 최근 지지율 답보 또는 하락에 따른 극약처방으로 보인다.

한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체재로 각광받던 최 전 원장은 최근 범야권 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기성정치인인 홍준표·유승민 예비후보는 물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도 밀리는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이에 따라 본선은 커녕 경선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오는 10월 8일 2차 컷오프에서조차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캠프 내외에 팽배한 상태다. 지지율 답보로 한때 최 전 원장 주변에 벌떼처럼 몰려들었던 인사들도 일부 캠프를 떠난 상태다. 캠프 출범 초기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박수영 의원이 캠프를 떠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재형 전 원장은 최근 지지율 답보의 원인으로 기성정치권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것을 꼽았다. 최 전 원장은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와 혹독한 신고식을 거치며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실제 정치 초년병인 최재형 전 원장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내 선거캠프를 운영하면서 크고작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노선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정치권의 선거공식을 답습한 이미지 변신전략도 지지율 답보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재형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과 함께 경선레이스에 뛰어들면서 무조건 젊게 보여야한다는 캠프 관계자들의 조언에 따라, 흰머리를 갈색톤으로 염색하고 양 볼 주위에 보톡스 주사를 맞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감사원장 시절 월성원전 1호기 국정감사 등에서 보여줬던 청렴하고 강직한 공직자 분위기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낯설고 생소한 모습으로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호불호(好不好)가 갈렸다.

경선 와중에 선거캠프 해체라는 전례없는 극약처방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재형 전 원장이 경선레이스를 중도포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최재형 전 원장은 선거캠프 해체선언 다음날에도 경선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최재형 전 원장은 지난 9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최재형이 새롭게 마음을 다지고, 죽을 각오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며 “엄중하고 급박한 시기에 큰 결단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필사즉생(必死則生)의 마음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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