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조국의 덫’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월15일 TV조선이 주최한 국민의힘 후보 토론회에서 “조국 수사는 과잉수사였다”고 한 발언이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을 사면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사면론’을 꺼냈다가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을 맞았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사례와 흡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의원은 TV조선 주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 하태경 의원 등이 “조국 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잘못한 게 아니라 과잉 수사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토론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제가 검사를 할 때 가졌던 수사 철학이었다”라며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대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하거나 불입건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 때 관례였다.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의원의 이런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수사라니” “조국 사태 규탄한 국민들을 배신했다” 등 비판이 잇달았다. 경쟁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홍 후보가 '조국 가족 수사는 과잉수사였다'고 한 건 실언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비판을 의식한 듯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을 보였지만 “조국 수호에서 조국 수홍(조국 수호+홍준표) 된 거냐”는 등 비판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의 ‘과잉 수사’ 발언이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의도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