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사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photo 뉴시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사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photo 뉴시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모 변호사(47)가 민간사업자 선정은 물론, 대장동 개발의 성과를 알리는 보고서 집필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욱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회사 천화동인4호 실소유주로 현재 1000억여원의 배당금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11~2012년 대장동 개발이 민영으로 추진될 당시 자산관리회사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직을 역임한 바 있다. 2015년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 주체가 공영에서 민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에 로비한 혐의가 적발돼 구속 기소됐다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남욱 변호사와 서강대 동문이자 후배인 정모 변호사가 사업 진행 과정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건 이 무렵이다. 정 변호사는 2014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입사했다. 공사 입사 과정에 남 변호사의 추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정 변호사가 몸담은 부서인 전략사업실은 사업타당성 및 출자타당성 검토, 공모지침서 작성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심의는 이로부터 4개월 뒤인 2015년 3월에 이뤄졌다. 당시 심의는 공사 임직원 4인이 진행하는 ‘절대평가’와 외부위원이 포함된 심의위원회(5인)의 ‘상대평가’로 진행됐는데, 정 변호사는 절대평가뿐만 아니라 상대평가 심의위원으로도 참여했다. 현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이때 최고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정 변호사는 공사에서 전략사업실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9월 경기연구원에서 발행한‘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보고서 집필에 참여하는 등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과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당시 보고서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민간에게 개발이익이 과도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 공공이 적극적 역할을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를 시민들에게 환원했다”라고 평했다. 보고서가 발행됐을 당시 경기연구원장은 이재명 열린캠프 정책본부장을 맡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이한주씨였다.

이 밖에 정 변호사는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대장동 개발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가교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퇴사한 상태다. 정 변호사는 공사 입사 전에는 국민의힘 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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