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요 대선주자들은 닮은 점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고발사주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그런데도 이들의 지지율은 생각보다 강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악재가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주간조선-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여야 후보들 중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도덕성은 가장 낮다고 평가했다. “후보의 도덕성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후보는 5.31점을 얻은 원희룡 국민의힘 예비후보였다. 2위는 5.30점을 얻은 홍준표 예비후보로, 홍 후보는 연령별·지역별로 고른 점수를 얻었다. 3위는 유승민 예비후보(5.26)였다. 다른 국민의힘 후보와는 달리 유 후보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준 연령층이 60대(5.16)와 70세 이상(4.96)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윤석열 예비후보가 얻은 도덕성 점수는 4.82점으로 여야 전체 후보 중 4위였다. 보수·60대 이상·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윤 후보가 도덕적이라고 봤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은 4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윤 후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40대, 광주·전라, 화이트칼라, 민주당 지지층은 그를 비도덕적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의혹으로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후보는 4.52점으로 가장 낮은 도덕성 점수를 얻었다. 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특히 낮았다.

후보의 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들이 가장 능력이 좋다고 평가한 인물은 5.66점(10점 만점)을 얻은 이재명 후보였다. 광주·전라 지역 유권자는 6.97점을 줬고, 그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인천에서도 5.81점을 줬다. 두 번째로 능력을 평가받은 건 홍준표 예비후보였다. 5.43점을 얻었는데, 5점 이상을 기록한 건 이 후보와 홍 후보 두 명뿐이다. 홍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5점 이상을 고루 얻었다. 특히 광주·전라에서도 5.27점을 주며 그의 능력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는 ‘능력’에서 4.93점을 얻으며 세 번째에 자리 잡았는데 30대(4.48점), 40대(3.97점), 50대(4.26점)는 그의 능력에 상대적으로 박한 점수를 줬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4.70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20·30세대는 그에게 5점 이상을 준 반면, 40·50세대는 4점대 초반을 주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도덕성 평가에서 가장 앞섰던 원희룡 예비후보는 능력 평가에선 4.59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그동안 여러 여론조사들은 유권자들이 ‘도덕성’보다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결과를 발표해왔다. 이번 주간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는 후보자들의 능력에 10점 척도를 매겨 이를 구체화한 점이 다르다.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후보가 양 진영에서 지지율이 높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조사 어떻게 했나

주간조선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직후인 10월 11~12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88%)와 집전화(12%)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해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은 2021년 9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로 할당 추출했으며,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셀 가중)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은 10.2%다(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키워드

#커버스토리
김회권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