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컨벤션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장동 특혜 의혹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후보는 야당 주자와의 양자대결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간조선이 창간 5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거주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4%포인트, 홍준표 예비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신뢰도 95%, 최대허용 표집오차 ±3.1%p) 둘 다 오차범위 내의 우위다. 이 지사는 원희룡 예비후보에는 17%포인트, 유승민 예비후보에는 15%포인트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 지사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인 지난 10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실시했다.

케이스탯리서치가 경향신문 의뢰로 지난 10월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공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응답률 21.0%)에서는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43.4%)가 윤석열 후보(35.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와 홍준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3.2% 대 36.3%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하지만 이번 주간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는 이 후보(41%)와 윤 후보(37%) 간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다. 연령별로 보면 이 후보는 60대와 7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윤 후보에 우세했다. 다만 20대에서는 이 후보가 30%, 윤 후보가 27%로 비슷한 선호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이 후보가 경기·인천·대전·충청·광주·전라 등에서 우세했고, 윤 후보는 서울과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강원·제주 등에서 앞섰다. 특히 서울에서는 윤 후보가 44%로 이 후보(35%)에 비해 9%포인트 앞서며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지지를 받았다. 이는 부동산 폭등에 대한 서울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념별로 보면 이 후보는 진보층에서 7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중도층에서는 41%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보수층에서의 선호도는 14%에 그쳤다. 반면 윤 후보는 보수층에서 70%의 지지를 받았으며, 중도층과 진보층에서는 각각 31%와 9%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양자대결에서 ‘그 외 다른 사람’은 6%, ‘없다’가 14%, ‘모름 및 무응답’이 2%로 20%가 넘는 유권자층이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이재명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각각 41%와 36%로 5%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그 외 다른 사람’은 5%, ‘없다’가 ‘16%, ‘모름 및 무응답’이 2%였다. 연령별로 보면 30~50대는 이 후보가 앞섰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홍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20대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밀린 것과 달리 홍 후보는 20대에서 39%의 응답을 받아 이 후보(28%)를 11%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홍 후보는 30대에서도 38%를 기록해 이 후보(40%)와의 차이가 2%포인트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이 후보가 경기·인천·대전·충청·광주·전라 등에서 우세했고, 홍 후보는 서울과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강원·제주 등에서 앞섰다. 하지만 서울에서 홍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는 5%포인트(이 34%, 홍 39%)로 윤 후보와의 양자대결(이 35%, 윤 44%) 때보다 격차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념적으로 보면 이 후보가 진보(70%)와 중도(42%)층에서 홍 후보(진보 15%, 중도 32%)를 앞섰고, 보수층에서는 홍 후보가 61%로 이 후보를 앞섰다. 홍 후보는 국민의힘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지만 보수층에서의 선호도가 윤석열 후보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번에 발표된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당원들의 지지가 윤 후보에게 쏠렸다는 분석과 대체로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뒤엎고 국민의힘 최종 경선까지 올라온 원희룡 후보의 경우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다소 격차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사람의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는 44%, 원 후보는 27%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원 후보가 이 후보에게 열세였고,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만 근소한 우세(이 33%, 원 35%)를 보였다. 강원·제주에서만 동률이었을 뿐 다른 모든 지역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적으로는 보수층에서만 원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호도가 51%에 불과했다. 이 후보와 원 후보가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 비율은 29%까지 높아졌다.

유승민 후보는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25%의 응답을 받았다. 두 사람이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률이 35%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유 후보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 후보에게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와 70대에서도 이 후보에게 밀리는 것은 이례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여전히 유 후보에 대한 구원(舊怨)이 강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유 후보는 지역별로 봐도 대구·경북과 부·울·경에서만 근소한 차이로 이 후보에게 앞섰을 뿐, 다른 모든 지역에서 열세였다. 유 후보는 보수층에서 41%의 선호도를 기록해 다른 세 예비후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이 역시 60대 이상에서 선호도가 낮은 것과 같은 맥락인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 어떻게 했나

주간조선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직후인 10월 11~12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88%)와 집전화(12%)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해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은 2021년 9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로 할당 추출했으며,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셀 가중)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은 10.2%다(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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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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