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10일 오후 광주 서구 5·18 자유공원에서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5·18 자유공원은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헌정 유린에 맞선 이들이 구금돼 군사 재판을 받은 상무대 군사 법정과 영창을 원형으로 복원·재현한 곳이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10일 오후 광주 서구 5·18 자유공원에서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5·18 자유공원은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헌정 유린에 맞선 이들이 구금돼 군사 재판을 받은 상무대 군사 법정과 영창을 원형으로 복원·재현한 곳이다. ⓒphoto 뉴시스

지난 11월 23일 아침 전두환 전 대통령이 90세를 일기로 별세하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그의 조문을 갈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 주역이자 재임 시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인물이다. 대통령직 퇴임 이후 7년 뒤인 1995년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사형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1997년 12월 22일 사면·복권됐지만 국가장, 국립묘지 안장 등의 각종 예우는 박탈당했다. 마찬가지로 같은 혐의로 선고를 받은 뒤 복권돼 “반성한다”는 입장을 낸 노태우 전 대통령과 달리, 전 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행적과 관련해 한 번도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아 더욱 논란이 돼 왔다.

이처럼 논란의 인물인 전 전 대통령이 별세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은 윤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의 조문을 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미 법원으로부터 명확한 판결을 받은 인물이지만, 윤 후보의 측근 등이 개인적 인연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윤 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윤상현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의 이전 사위였다. 윤 의원은 1985년 전 전 대통령의 외동딸과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2005년 이혼한 뒤 2010년 현재의 부인과 재혼했다. 윤석열 후보는 경선 막판이던 지난 10월 전두환 정권에 대해 “호남 분들도 전두환 정치 잘했다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재 윤 후보 측은 빈소에 조문을 갈지 여부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확정짓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별도 메시지는 내지 않기로 이미 합의를 했다고 한다. 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났을 때 후보님이 답변을 하실 수는 있지만 전 전 대통령의 별세와 관련한 별도 메시지는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에는 빈소에 들러 “평안한 영면 되시길 기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윤 후보의 맞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전 전 대통령의 별세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입장을 빨리 낸 편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서 국가 권력을 찬탈했던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며 “조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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