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극중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 강연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극중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 강연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1, 2위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안철수, 심상정, 김동연 등 이른바 제3지대 후보들의 공조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모두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하고 있어 제1야당과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었으나, 일단 이들은 “제3지대의 판을 키우자”라는 데 합의하고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최대한 ‘몸값’을 올린 후에 단일화는 나중에 생각하자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러한 전략에는 후보 단일화가 대선 승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과거 경험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의 경우 DJP 연합을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2012년 18대 대선의 경우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108만표 차이로 패했다.

제3지대 공조와 관련해서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먼저 공개적으로 총대를 멨다. 심 후보는24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양당 체제 종식 그 자체가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하며 제3지대 공조를 제안했다. “안철수 후보, 김동연 후보도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제가 제안을 했고 지금 실무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이러한 제안에 대해 자신의 SNS에 “‘쌍특검’ 법안 논의와 기득권 양당제의 문제점에 화답해 주신 심상정 후보께 감사 드린다”며 “만나서 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면 공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역시 24일 “안철수, 심상정 후보와 물밑 협상 중이다”며 “일단 제3지대의 판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명의 후보가 경선 등을 통해 단일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치는 생물이다”며 “일단 나눌 수 있는 파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당 정치에 실망해, 새로운 후보를 뽑고 싶어도 사표가 될 것 같아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며 “제3지대 후보들이 힘을 합해, 지지세가 커지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전국을 함께 돌며 정책을 홍보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합의가 되면 제3지대 단일 후보를 선발하는 경선을 하며 흥행몰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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