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24일 만찬 담판은 결국 소득 없이 끝났다. 회동을 마친 후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합류에 대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김 전 위원장은 윤 캠프 참여에 대해 “아직은 거기에 대해 확정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며 “내가 왜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후보에게 했다”고 말했다.

결국 25일 당 최고위원회는 김 전 위원장의 자리는 일단 남겨 놓고 실무를 책임질 6개 총괄본부장 명단을 공개한다. 김 전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갈등의 핵심 이유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휘가 아닌, 이른바 ‘3김 합의체제’로 캠프가 운영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싸움이 향후 윤 후보 당선 이후를 내다본 권력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수차례 대선을 겪어본 이들은 캠프에서의 역학 관계가 선거 후 청와대 권력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안다는 것이다. 20여년 간 여의도 정치에 몸 담았던 전직 당협위원장 출신의 한 인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자리를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이 끝난 후 입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윤 후보에게 직접 줄을 댈 수 있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이니, 여기저기 캠프에 본부장급으로 참여할 유력 정치인들에게 줄을 서고 있다”며 “이번에는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니 줄서기 싸움이 특히 치열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윤 후보가 여의도 기반이 없으니, 캠프 참여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싸움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옹위했던 친박 원로 모임 7인회가 떠오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7인회 멤버들도 대선 후 상왕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당선 후 7인회 멤버 대부분과 아예 연락을 끊어버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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