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일 충남 아산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를 참배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photo 뉴시스
지난 11월 2일 충남 아산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를 참배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의 충청 연고를 내세워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강조해 왔다. 윤 후보는 대선을 100일 앞둔 29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충청을 찾는다. 단순히 선거가 100일 남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일단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조직을 정비하고 보여주는 본격적인 첫 민심탐방이라는 의미도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와 대전광역시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대전 대덕연구단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찾는다.

윤 후보는 충청에 애정을 보내고 있다. 충청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찾아간 곳도 대전 현충원과 유성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었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충남도당을 찾아서는 “저희 부친부터 선대로 약 500년 동안 충청도에서 살았다. 저 역시 충청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충청인임을 선언했다. 이날 “충청의 피를 타고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발언도 했다.

이처럼 윤 후보가 충청 연고를 강조하는 데는 충청이 ‘대선 풍향계’로 불리며 여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충북은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치러진 7차례 대선에서 당선 예측도 100% 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 지역 최다 득표자가 모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영호남 표심에 영향을 덜 받는 충북은 중도 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지역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충청도를 잡아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다.

이러한 가운데 23일 청주KBS와 한국갤럽이 발표한 충북 지역 대선 후보 다자 대결 조사가 주목받고 있다. 결과는 윤석열 후보 39.7%, 이재명 후보 34.9%로 지지율 차이는 4.8%포인트였다. 그 뒤로 안철수 후보 4.3%, 심상정 후보 4.1%, 김동연 후보 1.7% 순서였다. 지난 18~19일 충북 거주 18세 이상 1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윤 후보의 이번 충북행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실리’ 뿐 아니라, 충청대망론 이라는 ‘명분’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JP 이후 뚜렷한 맹주를 찾지 못해온 충청도 정치판에 자신의 존재감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충청권 정치인들의 ‘윤석열 끌어안기’도 계속되고 있다. 2020년 1월 당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은 “공주 출신 윤석열 손발 자른 검찰 대학살, 국민은 분노한다”는 현수막을 지역에 설치했다. 윤 후보 부친인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가 과거 충남 공주와 논산에 살았고, 논산시 노성면과 인접한 공주시 탄천면 일대가는 파평 윤씨 집성촌이라는 것이 ‘공주 출신 윤석열’의 근거가 됐다.

최근 국민의힘 충남도당 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아산갑) 역시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 고향과 관련해, “(윤 후보가)충청도 사람으로 보는 이유는 그 뿌리가 이곳(충청도)이기 때문이다”며 “어르신(부친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께서도 이곳에서 공부하셨다”고 했다. “학연, 혈연, 지연이 모두 충청도 사람이라고 자인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나아가 “윤 후보의 기본적인 생각이나 가치 지향이 선비 정신 등 충청인의 품성과 많이 닮아 있다고 판단한다”고도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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