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왼쪽)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오른쪽). ⓒphoto 뉴시스
권경애 변호사(왼쪽)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오른쪽). ⓒphoto 뉴시스

최근 ‘조국 흑서’(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저자들이 잇따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근 저격에 나선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조국 흑서 공동저자 중 한 명인 권경애 변호사가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협상이 결렬된 것을 두고 윤 후보 측근 세력을 언급한 것이 그 시작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상왕설을 퍼트린 세력들이 결국 승리한 것”이라며 “협상 결렬을 반기는 이들은 김 전 위원장이 ‘문고리 3인방’이라 했던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등 삼공신만이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을 ‘상왕’이라 맹공격을 퍼부었던 민주당은 터져나오는 환호를 눌러 참으려 애를 쓰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대위 구성을 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다”며 “장제원 의원이 선대위 인선 작업을 주도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온다”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여기서도 장제원 의원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차지절 역할을 지금 장제원이 하고 있다”며 “채용비리 김성태 임명하는 거나, 철 지난 지역주의 충청도 일정 잡는 거나, 웬만한 돌머리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당초 윤 후보 캠프 측에선 중도 외연 확장을 목표로 권 변호사 등을 비롯한 조국 흑서 저자 영입을 시도했으나 김 전 위원장 합류 불발 등으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이 많다. 김경율 회계사의 경우 지난 24일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합류를 제안받았지만 시민사회에 남아 있는 게 나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이 윤 후보 측근들에 대한 비토 의사를 내비치는 데엔 선거대책위원회가 선수 중심의 기존 당 인사들로 구성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캠프 안팎에선 경선 때부터 윤 후보 주변 인사를 ‘파리떼’ ‘하이에나’ 등에 비유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25일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밝힌 바 있다. 임승호 대변인은 24일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선대위 인선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윤 후보 측근들의 의사결정 개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 커졌다. 지난 26일 딸 채용비리 의혹으로 재판 중인 김성태 전 의원을 영입했다 무산된 것이 그 일례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측근으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보면 알맹이 없이 보여주기식일 때가 많다”며 “컨벤션효과와 함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이래도 괜찮겠지’ 등의 판단으로 신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라고 평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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