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당 대표 패싱 논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오전 예정됐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선대위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지난 29일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당 대표 혹은 선대위 직위를 내려 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후보와의 여론조사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내부 갈등까지 계속되면서 이러다 선거에 질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당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현재의 상황 전개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갈래로 이야기가 갈린다. 우선 국민의힘 당헌 74조 ‘당무 우선권’에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오히려 하루빨리 윤석열 후보 친정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후보측도 이낙연 전 후보측 인사들을 일부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은 측근 중심으로 캠프가 되돌아간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쪽은 대선에서 무언가 역할을 하려는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향후 지방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기도 한다.

다른 흐름은 윤석열 후보 측이 이른바 ‘빅 픽쳐(큰 그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공을 들여 영입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에게 ‘특별 임무’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단 김병준 위원장은 홍준표 의원과 관계가 좋다. 김한길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사이가 나쁘지 않다. 반면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이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대선을 이끌면 나름의 지지층을 가진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의원을 끌어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향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와, 홍준표 의원의 적극적 지지를 위해서 일단은 내부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김한길 위원장의 역할도 주목하고 있는데, 제3지대 새로운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국민의힘이 여기에 포함되는 모양새를 만들어 정치 세력 교체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 영입이 어느 때보다 용이한 상황이라 세대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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