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photo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쓴 뒤 30일 오전 일정도 취소한 것을 두고 윤석열 대선 후보 측과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또는 당대표직 사퇴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해 중대 결심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윤 후보 측은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이후 계속해서 ‘이준석 패싱’ 논란을 빚어왔다.

#1 갈등의 시작

이 대표와 윤 후보 측의 불협화음은 지난 7월 30일 윤 후보의 입당식부터 시작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호남에서 지도부와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전화 한 통 없이 전격적으로 입당을 결정했다. 당시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입당 소식을 윤 후보가 아닌 다른 인사에게 전화로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보안 관계로 전격 입당을 선택한 것 같다”며 ‘당대표 패싱설’을 부인했다.

#2 ‘탄핵’ 논란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직접적인 갈등을 빚은 적은 없다. 대체로 윤 후보측 인사들이 이 대표에 각을 세우고 여기에 맞서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 11일 윤 후보 경선 캠프의 총괄부실장을 맡고 있던 신지호 전 의원이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며 ‘탄핵’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8월 12일 페이스북에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대선을 앞두고 당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고 맞섰다. 신 전 의원은 같은 날 이 대표에게 사과를 전했다.

#3 김종인과 이수정

윤 후보 측과 이 대표는 선대위 인선을 놓고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를 원한 이 대표와 달리, 윤 후보 측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3톱’ 인선을 발표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중도층을 공략하고 당내 기득권을 혁신할 적임자라고 판단했지만 결국 선대위 합류는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측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의 인사가 특정 언론을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을 비토하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자 이 대표는 “익명인터뷰 하고 다니는 그 분 이제 대놓고 공작직을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도 ‘이준석 패싱’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 교수 영입 추진이 알려지자 “이 교수의 방향성이 우리 당이 견지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강하게 든다”며 이 교수 영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기자회견 사실도 몰랐을 뿐 아니라 29일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에 자신이 참석하기로 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일정을)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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