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photo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photo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7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선거에 도움 주겠다는 많은 분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달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 이준석 대표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지난 21일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본부장을 사퇴한 이후 윤석열 후보 측을 향해 연일 날선 발언을 이어온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또 “후보가 정책적으로 약속한 것을 자기 생각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반대 의견을 개진해서는 선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선 “선거를 이기려면, 당대표가 당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 테니까 제 3자가 뭐라 하겠나”라며 “당 대표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윤 후보 역시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윤 후보는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며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또 “스스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선 후보란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이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즉각 반박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을 이유로 지난 21일 선대위의 모든 직책을 사퇴한 이후 윤 후보 측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순실과 비선실세’까지 언급하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알랑거려서 정치를 하려고 했다면 1차 울산합의도 없었다”는 말도 했다.

당대표가 대선 후보를 공개 저격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도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선대위 정무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은 페이스북에 “비단주머니 운운하며 제갈량 노릇 그만하시고 자기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시라”며 “이 대표님의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자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실 정무실장은 “이러니 틀딱 꼰대란 소리 듣는 것”이라며 “0선 젊은 대표라고 ‘철딱서니’ 발언은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다. 이런 망발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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