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 정청래 의원이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 정청래 의원이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이재명 대선후보 측 인사로부터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이 후보가 곤경에 빠졌다. 정 의원은 앞서 불교계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는데, 연이은 사과에도 좀처럼 불심(佛心)이 움직이지 않자 정 의원을 조용히 탈당시키려던 이 후보 측이 정 의원의 강한 반발에 부닥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8일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이 찾아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도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정 의원은 “당 지도부는 저를 버렸지만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하루 꺾이는 무릎을 곧추세웠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리겠지요. 아프다.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선 후보에 이어 정 의원도 재차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불교계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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