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이재명 대선후보 측 인사로부터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이 후보가 곤경에 빠졌다. 정 의원은 앞서 불교계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는데, 연이은 사과에도 좀처럼 불심(佛心)이 움직이지 않자 정 의원을 조용히 탈당시키려던 이 후보 측이 정 의원의 강한 반발에 부닥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8일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이 찾아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도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정 의원은 “당 지도부는 저를 버렸지만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하루 꺾이는 무릎을 곧추세웠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리겠지요. 아프다.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선 후보에 이어 정 의원도 재차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불교계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