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 당시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에 출마한 김은혜 후보 사무실을 찾았다. ⓒphoto 뉴시스
2020년 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 당시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에 출마한 김은혜 후보 사무실을 찾았다. ⓒphoto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된 6·1 경기지사 선거에 당선인 대변인 김은혜 의원 출마가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유승민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며 “23년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운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계은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유 전 의원은 막판까지 출마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김동연 대표 역시 국회에서 “경기도를 대한민국 변화를 이끌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저는 정치 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이재명이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의중이 김 대표에게 쏠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에 지지를 호소하는 모양이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46만표(4.3%포인트) 앞섰던 곳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이런 이유에서 국민의힘은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을 요구해왔다. 유 전 의원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로 청년층에 인기가 높으나 거부감을 가진 보수층도 상당하다는 문제가 있다. 강용석 전 의원이 유 전 의원을 저격하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도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않으면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당선인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은혜(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4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기지사 권유를 받은 김 의원이 일단 고민해 보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경기도에 연고가 있고, 지역 인지도가 높은 김 의원이 유 전 의원보다는 경쟁력이 있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성남시장, 경기지사 후보로 오래 전부터 이름을 올렸으나, 초선 의원이고 자칫 지역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출마를 만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런 이유에서 본인도 경기지사 출마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김동연 대표가 친명계의 지지까지 받으며 출마를 결정하자 다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주 본격적으로 공개될 김동연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여론조사 결과가 김은혜 의원 출마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기도 연고가 없는 유 전 의원이 자신의 출마 명분을 경기도 당원들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일 조원C&I가 인천경기기자협회 의뢰로 지난 1∼2일 경기도 거주 18세 이상 주민 81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범진보 진영에서는 김동연 대표가 후보로 적합하다는 답변이 24.1%로 가장 높았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6.0%로 2위를 차지했고, 같은 당 염태영 전 수원시장(15.7%)·조정식 의원(4.5%)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후보군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후보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3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김은혜 대변인 15.1%, 심재철 전 의원 5.8% 순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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