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507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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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워싱턴 저널] 노벨 평화상보다 노벨 문학상감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트럼프는 노벨 평화상보다 노벨 문학상을 먼저 받아야 한다.”
   
   최근 어느 모임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자 다들 농반진반 공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에도 몇 번씩 트위터에 글을 올린다. 간결하고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완벽하게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세상에 그 어떤 글이 트럼프의 트윗보다 더 널리 읽히고 더 큰 파문을 일으키며 더 인구에 회자될까. 당대에 경쟁자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뉴욕타임스 유명 칼럼니스트 글이 제아무리 많이 읽힌다 해도 영어권 독자들에게 좀 읽힐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모두들 그의 말을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한다. ‘그냥 좀 두고 보자’고 했을 뿐인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분석기사가 나올 정도다.
   
   각국 언론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트럼프의 트윗을 번역하고 여기에 분석과 주석을 달아서 보도하고 있다. 영향력을 비교할 상대가 없다. 트럼프의 트위터만 전담하는 외교관도 있다. 한 미국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쓸 때마다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을 해놨다고 한다.
   
   트럼프는 국민들의 지지 수준을 재는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파악이 잘 안 된다. 트럼프의 영향력은 흔히 쓰는 ‘인기’라든지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라든지 하는 자로 재면 50% 아래쪽으로 잡힌다. 그런 방식으론 트럼프를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주목도’랄까,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보는 쪽이 더 나을지 모른다.
   
   정치를 ‘못생긴 사람들의 쇼 비즈니스’라고 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주인공이어야 하고 주도권을 쥐어야 하며 무엇보다 이겨야 한다. 2016년 워싱턴에 온 이후 나는 ‘트럼프 극장’의 고정 관객이 되었다. 트럼프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트럼프 쇼’를 외면하고는 생업을 이어갈 수가 없으므로 차라리 열심히 보는 쪽을 택한 것이다. 대통령제 나라에서 대통령은 그 나라 최고 연예인이다. 트럼프가 딱 이런 대통령이다.
   
   트럼프의 집권 기간 자체가 거대한 리얼리티쇼처럼 보인다. 트럼프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자꾸 쳐다보고 이야기하게 된다. 요즘 같은 미·북 정상회담 국면에선 과거 ‘로켓맨’이라고 부르던 북한 김정은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180도 다른 표현으로 부른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대통령 말의 무게란 개념이 사라졌다. 사실은 모두 이런 트럼프 스타일에 적응해버려서 일관성이 없다든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든지 하는 것을 문제 삼는 사람도 거의 없다.
   
   트럼프는 자신의 책 ‘거래의 기술’에서 이렇게 쓴다. “나는 일을 조금 색다르게 처리했으며 논쟁이 빚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관여한 거래는 다소 허황돼 보이기까지 했다.” 트럼프는 아버지에게서 “험한 사업을 하며 거칠게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어머니로부터는 쇼맨십을 물려받았다. 트럼프의 어머니는 “극적이고 위대한 것에 대한 육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6월 미·북 정상회담이 다가오고 있다. 스스로를 협상의 귀재라고 자부하는 트럼프에게 이 회담은 너무나 중요한 무대이다. 거의 예술의 경지에 이른 협상의 기술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전임 대통령 누구도 하지 못한, 북핵 해결을 위한 딜(deal)을 만들어내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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