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44호]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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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의 차이나 워치] 2017 최대의 ‘블랙 스완’은 김정은 제거 작전?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중국학술원 연구위원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 미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photo 김종호 조선일보 기자
‘블랙 스완(Black Swan)’은 ‘검은 백조’로 번역하면 안 될 듯하다. ‘검은’과 ‘백’이라는 개념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검은 고니’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원래 ‘블랙 스완’이라는 말은 학문적으로는 ‘현재 있는 개념을 거꾸로 뒤집어서 생각해 보기’라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존 레이섬이라는 영국 생물학자가 1790년 호주에서 실제로 검은 고니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블랙 스완’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레바논 출신의 경제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검은 고니 이론(black swan theory)’이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칠면조는 자신을 기르는 주인에 대해 자신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는 존재라는 판단을 내린다. 어제도 그랬고, 그저께도 그랬으며, 오늘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주인은 먹이를 가져다주는 존재라는 것 이외의 판단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12월 어느 수요일 칠면조 앞에 나타난 주인은 먹이를 주지 않고, 칠면조의 목을 비틀어 끌고 간다. 칠면조의 입장에서는 결코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경제학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날 수 있으며 미국의 프라임모기지 사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실제로 발생한 금융위기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랙 스완’은 중국어로는 ‘헤이티엔어(黑天鵝)’라고 한다. ‘고니’ ‘백조’라는 뜻의 ‘바이티엔어(白天鵝)’에서 ‘희다’는 뜻의 ‘바이’를 빼내고 그 자리에 ‘검다’는 뜻의 ‘헤이’를 집어넣은 말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최근호에서 2017년을 ‘블랙 스완’이 잇달아 출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16년에는 영국의 EU 탈퇴를 말하는 브렉시트(Brexit),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사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일으킨 ‘친신간정(親信干政·친구가 정치에 간여한 사건)’이라는 세 가지 사건이 2016년에 일어난 검은 고니급 사건들이라고 진단했다.
   
   신랑(新浪), 소후(搜狐) 등 검색 엔진들은 2017년에는 더 많은 검은 고니들이 중국 하늘에 날아다니겠지만, 우선 예상으로는 3월 15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총선, 4~5월의 프랑스 대선, 그리고 10월의 독일 대선 등에서 놀라운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탄핵 결과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킬 물의 등이 또 다른 검은 고니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에 최대의 헤이티엔어(검은 고니)가 될 것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제거 특수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 국내 인터넷 매체들은 미 공군 특수전 사령부(USAF Special Operation Command)가 2월 3일에 웹페이지에 올렸다는 사진을 인용해가면서 “3월 김정은 제거를 위해 미 공군 특수전사령부가 미국 시각 2월 3일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Osprey) 2개 대대를 동원하여 저공침투를 위한 편대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작전에 참가한 제8, 20 특수작전비행대대는 전 세계를 작전지역으로 삼는 부대로, 이번 훈련은 뉴멕시코주의 캐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약 1700㎞ 떨어진 플로리다주 헐버트 공군기지로 이동하면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매체들은 오스프리는 최소속력 시속 509㎞로 일반 헬기에 비해 약 2배 빠르며, 헬기와 달리 활공도 가능하기에 최대항속거리는 약 35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훈련과 별도로 미 해병대는 국내 강원도 지역에서 우리 해병대와 1월 15일부터 2월 17일까지 5주간 혹한기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국방부는 한·미 해병대 혹한기 훈련에 참여한 병력 및 장비에 대해서 밝히지 않은 채 “장진호전투의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만 밝혀 김정은을 제거하기 위한 훈련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고 인터넷 매체들은 전했다.
   
   국내 인터넷 군사뉴스 미디어들이 전하는 이 충격적인 뉴스의 신뢰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 따르면, 미 공군 특수전 사령부가 김정은을 참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한다는 사실은 지난해부터 이미 중국 인터넷 공간에 많이 돌아다닌 구문(舊聞)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더구나 1971년 닉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 키신저와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사이의 세기적 비밀 회담 이래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방에게 의논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전에 나선다는 것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로 간주돼왔다. 만약에 미국이 사전에 중국에 알리지 않고 공군 특수전 사령부를 동원해서 김정은 제거 작전을 감행한다면, 미 트럼프 행정부가 1971년 이래 50년 가까이 유지되어온 미국과 중국 관계가 독립 변수이고 한국과 북한 관련 문제는 종속 변수라는 공식을 깨버리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로 러시아 푸틴 정부와의 관계를 중국보다 중시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는 했다. 그러나 지난 50년 동안 친(親)중과 반(反)러시아를 주조로 하는 세계 전략을 수정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트럼프가 취임도 하기 전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꼭 지켜야 하는가”라고 말하는가 하면, 트럼프가 키신저 박사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꼭 지켜야 하느냐”고 질문을 했더니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두 개의 중국이 아니라 세 개의 중국을 인정한들 어떠냐”라고 했다는 소식도 워싱턴발로 전했다.
   
   그런 언저리를 보고 있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북한의 김정은 제거에 나선다면 아무래도 그 사건이 중국에 최대의 검은 고니가 될 것이 뻔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진행된다면 중국의 반응은 어떤 것일까. 중·조 우호협력조약 제2조에 명시된 대로 ‘이 조약 체결 쌍방 중 일방이 제3국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전면적으로 개입한다’는 조항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까. 어쨌든 한반도에서 그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중국에는 2017년 최대의 ‘블랙 스완’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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