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흔히 공이 안 맞는 이유가 120가지나 된다고 한다. “어제 저녁 술을 많이 마셔서” “동반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팔꿈치를 다쳐서”와 같은 갖가지 핑계를 댄다. 그리고 121번째 이유는 “이상하게 안 맞는다”이다.

이상하게 안 맞는다? 그런 일은 없다. 공은 친 대로 날아가기 때문에 공이나 골프채의 문제가 아니라 골퍼에게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공의 스위트 스폿(정중앙 지점)을 정확히 맞히지 못하는 탓에 늘 공이 ‘왔다 갔다’ 하게 된다. 골프에 입문한 순간부터 평생 ‘정확성’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골퍼들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를 수시로 바꾸고, 전문적인 레슨도 받고, 스트레칭과 근육 키우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공의 스위트 스폿 존(Sweet Spot Zone)은 10여년 전만 해도 아주 작은 점(spot)이었으나 제조업체의 기술 발달로 조금씩 커지고 있다. 스위트 스폿과의 ‘찰떡 궁합’인 골프 클럽헤드의 체적 중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공의 스위트 스폿과 클럽헤드의 체적 중심이 폭발적으로 연결돼야 ‘환상적인 샷’이 탄생한다.

세계적인 프로 골프선수라고 해서 매번 공을 정확히 맞히진 못한다. 한 라운드 60여차례의 샷(퍼팅 포함) 중 몇 번의 미스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4라운드 동안 단 한 번의 실수도 없다면, 지난 1월 16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저스틴 토머스가 기록한 것처럼 72홀253타(종전 254타)의 PGA 통산 최소타가 작성된다.

아마추어도 마찬가지다. 그날 라운드의 성패는 얼마만큼 정확성을 높이느냐에 달렸다. 보기 플레이어라면 18번의 티샷 중 4번 정도만 ‘마음에 쏙 드는 샷’을 하게 된다. 약 14번의 미스는 기록상 당연한 것인데도 “이상하게 안 맞네~”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공의 스위트 스폿에서 1인치(2.54㎝)만 빗맞아도 비거리가 20야드 줄고 좌우 편차도 20야드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정확도를 늘리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트레칭과 연습을 통한 철저한 준비, 당일의 컨디션 유지를 위한 충분한 수면과 섭생, 유쾌한 동반자와의 만남 등 여러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영화가 종합예술이라면 골프는 종합 기술이다. 단단한 어드레스, 백스윙-다운스윙-팔로스로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동작, 여기에 흔들림이 없고 헤드업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 몸통이 힘차게 돌아가면서도 어깨에 힘은 빠져 있어야 한다. 그립은 제대로 됐는지? 정확한 목표 설정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중 하나라도 빗나가면 ‘이상한 샷’이 나오게 된다. 이 칼럼에서는 건축물을 완성하듯 ‘골프 종합 기술’을 체계적이고 빈틈 없이 꿰맞춰 보고자 한다.

이번호부터 ‘김수인의 파워골프’를 연재합니다. 필자인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는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20년간 스포츠서울 체육부 차장, 스포츠조선 야구부장·부국장 등을 거쳐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과 kt스포츠 전무를 역임했습니다. 저서는 ‘Joyful 싱글로 가는 쏙쏙골프’. 핸디캡은 11(생애 최저타 74, 2013년 솔모로cc).

김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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