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츠
[2444호]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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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의 Power Golf] “힘을 키워야 스코어 줄이지”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미국 유학파 재벌 2~3세는 스포츠 마케팅의 기본 개념을 갖고 있다. 그들은 NFL(풋볼)·MLB(야구)·NBA(농구)·NHL(아이스하키) 4대 프로 스포츠가 미국인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열정적인 관전을 통해 피부로 절실히 느끼고 귀국한다.
   
   젊은 시절 조지워싱턴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건희 회장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스포츠의 비중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확연히 깨달았다고 한다. 박세리는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여자프로골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골프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1996년 2월 고교 졸업 후 프로 1년을 거친 뒤 바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엄청난 투어 비용이 문제였다. 어떤 기업도 골프 유망주를 키울 의도가 없었다. 그러나 스포츠단으로부터 ‘박세리 지원’을 요청받은 이건희 회장은 쾌히 “3년 내 우승해 보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연간 3억원, 총 10년 계약’을 맺게 했다.
   
   어렵사리 LPGA행 티켓을 거머쥔 박세리는 현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에 부딪혔다. 세계적 골프교습가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에게 장기 레슨을 요청했으나 “한 번도 여자 선수를 가르친 적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리드베터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남자 선수와 대등한 체력을 지니고 있다는 테스트 결과를 갖고 오라.” 어려서부터 부친에게서 혹독한 훈련을 받은 박세리에게 체력 테스트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1년간 리드베터에게 체계적이고 혹독한 교습을 받은 박세리는 1998년 LPGA 첫해,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잇달아 석권해 세계 여자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특히 US여자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물에 빠진 공을 쳐내며 대역전 우승을 따낸 장면은 IMF 외환위기의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벅찬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건희 회장의 ‘통 큰 결단’과 리드베터의 철저한 훈련이 없었다면 ‘국민 영웅’ 박세리는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어려서부터 뼈를 깎는 훈련으로 길러진 엄청난 파워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LPGA 통산 25승의 금자탑 또한 쌓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2월 6일 끝난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에서도 ‘파워’가 우승을 결정했다. 2013~2016년 3년 반 동안 PGA에서 단 1승에 그쳤던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안병훈, 웹 심슨(미국)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올 들어 PGA 8개 대회서 3승째를 거뒀다. 그 저력은 최장 357야드(약 326m)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장타력이었다. TV 중계 화면에 비친 마쓰야마는 팔뚝과 어깨 근육이 몇 달 전에 비해 눈에 띄게 굵고 단단해져 있었다. 지난 시즌 후 2개월 동안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음을 미뤄 짐작게 했다.
   
   아마추어는 프로와 달리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파워 증강 훈련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스코어를 줄이는 핵심은 바로 ‘힘’이다. 힘을 길러야 한다. 주말 골퍼들의 평생 소원은 지인들 중 최고 장타자 소리를 듣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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