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츠
[2465호] 2017.07.10
관련 연재물

[김수인의 Power Golf] 티샷 전 연습 스윙 많이 하다 거래 끊긴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부국장  

티샷 하기 전 연습 스윙은 몇 번이 적당할까? 아마 모든 아마추어 골퍼들의 영원한 숙제일지 모른다.
   
   프로들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번 정도에 그친다. 프로들은 티업 약 두 시간 전에 대회장에 도착해 충분히 몸을 풀기 때문에 연습 스윙이 필요 없다. 프로들이 연습 스윙을 않는 것은 ‘경기속도지침’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대회마다 규정이 다르긴 하지만, 한 개의 스트로크를 40~50초 내에 마치지 않으면 벌칙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PGA(미국프로골프)의 재미동포 나상욱이나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한때 세계 1위에 올랐던 미국인 크리스티 커처럼 연습 스윙을 10번씩이나 해 동반 플레이어의 눈총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프로들은 연습없이 깔끔한 진행을 좋아한다. 하지만 프로들도 어프로치나 퍼팅 전에는 서너 번씩 연습하는 걸 자주 보게 된다. 어프로치나 퍼팅은 한 스트로크가 바로 스코어와 연결되므로 프로들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아마추어는 거의 다 골프장에 도착한 후 제대로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1번홀 티샷을 하므로 연습 스윙을 한 번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그러면 몇 번이 적당할까. 물론 많이 할수록 좋지만 인체생리학상으로는 열 번이 적당하다. 연습을 여러 번 하면 근육이 ‘드라이버 샷 모드’로 전환이 돼 바로 굿샷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골프에는 동반자가 있다. 혼자 잘하려고 동반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골퍼로서의 기본 매너를 잊는 것이다. 이병철 회장(1910~1987)은 연습 스윙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다. 천하의 이병철 회장이 연습 스윙 몇 번 한다고 해서 아무도 불만을 갖진 않을 텐데, 골퍼로서의 이 회장은 이렇게 기본 매너를 지켰다.
   
   주위에는 연습 스윙을 대여섯 번씩 해 동반자의 눈총을 받는 이들이 더러 있다. 필자의 친구 중에도 티샷 전에 꼭 다섯 번 이상의 연습 스윙을 하는 이가 있다. 동반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습관을 지키는 걸 보면 한편으론 안쓰럽기까지 하다.
   
   모 언론사 사장 역시 매홀마다 연습 스윙을 대여섯 번씩 해 동반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라운드가 언론사 사장을 위한 접대 자리이므로 아무도 입을 벙끗하지 않았다. 이것이 습관이 되어 그는 요즘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연습 스윙을 늠름하게 한다.
   
   모 그룹 A 회장이 주요 하청업체 B 사장을 불러 라운드를 했다. 문제는 B 사장이 연습 스윙을 항상 여섯 번이나 하는 ‘꼴불견 골퍼’라는 사실. B 사장은 자신의 사업 목줄을 쥐고 있는 지엄한 A 회장 앞임에도 평소와 같이 연습 스윙을 여섯 번씩 했다. A 회장은 라운드 도중 아무 말도 않다가 플레이 후 비서실장에게 바로 전화했다. “다음 달부터 B 사장 회사 납품 끊어!”
   
   골프 한 번 잘못쳐서 인간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고, 비즈니스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 아마추어의 연습 스윙은 한 번은 짧고, 세 번은 길기 때문에 두 번이 적당한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

2483호

2483호 표지

지난호보기 정기구독
유료안내 잡지구매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호르반
경북도청
삼성전자 갤럭시 s8
부산엑스포
경기안전 대동여지도
조선토크 브로슈어 보기

주간조선 영상 more

이어령의 창조이력서 연재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