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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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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all that golf] 김영, 지금 알게 된 걸 그때 알았다면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부 차장 

photo SK텔레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째이던 김영은 한 대회에서 아침 일찍 도착해 연습하고 있었다. 그때 박지은이 다가오더니 “몇 시 출발이야”라고 물었다. 오후 2시라고 답하자, 놀라는 표정으로 한마디했다. “그러다 지쳐서 경기는 어떻게 하려고….”
   
   1998년 프로 데뷔한 김영(38)은 18년 동안 한국에서 5승, 미국에서 1승, 일본에서 1승씩 했다. 한·미·일 투어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지만 노력한 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한 아쉬움도 남아 있다. 초등학교 시절 농구선수였던 그는 키 172㎝의 헌칠한 체격에 호쾌한 스윙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로는 파5홀에서 투온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였다. 노력도 많이 했다. 미국에 있을 땐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한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골프장에 도착해 가장 늦게 떠났다. 취미가 웨이트트레이닝이었을 만큼 골프만 생각하며 살았다. 김영의 말이다. “어려서 춘천에는 골프를 배울 인프라 등 여건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았어요. 서울에서 배우려면 레슨비가 200만~250만원 필요했는데 엄두도 나지 않았어요. 나는 좋은 선생님이 없으니까 체력을 기르고 열심히 하면 하늘이 감동해서 내가 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은퇴한 뒤 2년간 방송해설을 하고 주니어와 아마추어 골퍼들 레슨을 하면서 현역 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 전날까지도 너무 많이 연습을 해서 오히려 성적을 못 낸 것 같아요. 해가 질 때까지 연습하고 호텔에 돌아오면 또 두세 시간 퍼팅 연습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 그는 “생각해보면 바보 같았다”고 했다.
   
   그가 골프 지망생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이다. 우선 컨디션 조절.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죠. 저는 체력적으로 스스로를 아주 힘들게 만들어놓고 경기를 했어요.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스케줄을 만드는 것부터 골프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스윙 플레인(스윙 궤도)과 타이밍 같은 골프의 기본 개념을 깨닫는 것이다. 의외였다. 정상급 선수라면 당연히 아는 것 아닌가? 그의 말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코치들에게 배워본 적도 있지만 기본적인 개념을 깨끗하게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면 설명을 들어도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요. 하라고 해서 한 것뿐이죠. 이렇게 하면 정말 좋아지겠다고 느끼면서 하는 것과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방송해설과 레슨을 위해 골프 동영상을 찾아보면서 이젠 분명하게 알게 됐다.
   
   “스윙 플레인은 클럽의 원심력에 의해 치면서 아웃-인이든 인-아웃이든 공의 구질을 결정하는 궤도를 갖는 것이죠. 자신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 궤도인지 알 수 있어야 해요. 제 경기를 다시 보면 서른 넘어서도 장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아웃으로 드로를 만들어내는 스윙 궤도를 가질 필요가 있었어요.”
   
   타이밍은 가장 알 듯 말 듯 한 단어였다고 한다. “세게 칠 때는 너무 세게 치고, 약할 땐 너무 약하게 쳤어요. 힘을 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빼야 할지 몰라서 전체적으로 다 뺐던 거죠. 망치로 못을 박듯 임팩트 순간에만 힘을 100% 주면 낭비가 없죠. ‘슬로~ 퀵’ ‘슬로~ 퀵’ 스텝 밟듯이요.”
   
   골프도 인생만큼 어렵다. 열심히 했는데 그게 최선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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