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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4호]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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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all that golf]14년 만에 그린재킷 타이거 우즈

우즈가 보여준 ‘웃으면 복이 와요’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haksoo@chosun.com 2019-04-19

▲ 타이거 우즈가 지난 4월 15일(한국시각) 제83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캐디 조 라카바와 손을 잡으며 기뻐하고 있다. photo 오거스타내셔널
“요즘 짧은 퍼트 미스가 자주 눈에 띄는데….”(기자)
   
   “안타깝지만 그렇다. 좀 더 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다. 예전엔 드라이버부터 퍼팅까지 게임의 모든 부분을 한꺼번에 연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드라이버 연습을 하면 드라이버는 좋아진다. 쇼트게임을 위해 웨지 연습을 하면 쇼트게임은 좋아진다. 퍼팅도 마찬가지다. 연습을 하면 좋아진다. 그런데 이젠 모든 걸 한꺼번에 할 수가 없다.”(타이거 우즈)
   
   지난 4월 9일, 제83회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인터뷰룸. 대회를 앞두고 열린 주요 선수 공식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아픈 질문’에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기자들끼리도 ‘우즈가 정말 달라졌네’ 하는 눈빛을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기자들의 느낌대로 우즈는 이번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하며 14년 만에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우즈는 마스터스 직전에 참가한 델 테크놀러지스 매치플레이 8강전 마지막 홀에서 1.2m짜리 파퍼트를 넣지 못해 역전패를 당했다. 올 시즌 3피트(91㎝) 거리 퍼팅 성공률 205위, 10피트(3m) 이내 성공률 141위, ‘스리 퍼트’를 하지 않는 능력은 203위에 그친다.
   
   ‘벙커에 빠진 인생’이랄 수 있었던 10년 굴곡을 겪으면서 우즈는 진짜로 변했고 그런 점이 오히려 골프 코스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골프가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은 ‘골프 황제’ 우즈에게도 마찬가지다. 2009년 성추문 스캔들이 일어난 이후 그는 정말 명예회복을 바랐다. 그렇지 않았다면 ‘골프 중단 선언’을 한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마스터스에 다시 얼굴을 내밀지 않았을 것이다.
   
   2013년 5승을 거두며 다시 세계 1위가 됐을 때 마스터스 우승은 그의 눈앞에 다가왔었다. 그러나 정말 잘 친 공이 깃대를 맞고 물에 들어가고, 드롭 위치 실수와 이에 따른 실격 논란이 이어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당시 뉴욕타임스에는 성추문 스캔들 이후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우즈의 앞길을 가로막는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우즈판(版) ‘죄와 벌’이었다.
   
   
   두 아이들이 그를 일으켰다
   
   그가 무너진 자존심을 일으키기 위해 달려들수록 인간적으로도, 골프 경력에서도 어긋나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우즈는 여전히 말과 본심이 다르고 자기밖에 모른다는 지적을 받았다. 진짜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의 입에서 ‘마음을 돌리는(回心)’ 언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병든 중년의 우즈가 어린 자식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그 중심에 있었다. “전성기 기량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선 건강부터 되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골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의 삶이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엄마와 한 집에서 살지 못하는 것은 아빠 잘못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혼 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전처와 많은 대화를 했고 지금은 베스트프렌드가 됐다. 전부터 대화의 중요함을 알았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2015년 타임지 인터뷰) 그는 당시 플로리다 집 뒤뜰에서 혼자 훈련하다 신경이 마비되면서 쓰러진 일이 있었다. 우연히 움직이지 못하는 아빠를 본 딸 샘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우즈는 2년 전에도 허리 수술을 받고 한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신세였다. 우즈가 전처 노르데그렌과의 사이에 둔 딸 샘(12)과 아들 찰리(10)는 우즈를 ‘일그러진 영웅’으로 변하기 이전 순수한 시대로 돌려놓은 것 같다. 샘과 찰리는 모두 축구를 좋아하고 바르셀로나의 축구스타 메시를 영웅으로 생각한다. 두 아이는 지난해 디 오픈에 데려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골프 스타였는지 몰랐었다고 한다.
   
   우즈는 “바닥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아이들의 ‘전염성 행복(infectious happiness)’이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번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짧은 퍼팅 실수를 극복한 것일까? 그렇지 않았다. 다만 그에 대응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뿐이다.
   
   이번 마스터스 1·2라운드에서 우즈는 1~2m 퍼팅 실수를 4개씩 했다. 8타를 까먹은 것이다. 그렇게 놓친 퍼팅의 절반만 들어갔어도 우즈는 여유 있게 우승했을지 모른다. 우즈의 전성기 시절 ‘목숨이 걸려 있는 퍼팅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란 설문에 PGA 동료들 대부분이 우즈를 꼽았었다. 최고의 강점이 최대 약점이 됐는데 우즈는 어떻게 다시 ‘사실상 퍼팅 게임’이라고 하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번에 우즈는 “그림을 그리면서 퍼팅한다”는 신기에 가까운 롱퍼팅 능력으로 짧은 퍼팅에서 오는 감점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그리고 22년째 출전하는 경험으로 마지막 라운드에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와 브룩스 켑카 등이 모두 공을 물에 빠트렸던 12번홀(파3)을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원하는 방향과 탄도로 공을 치는 샷메이킹 능력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며 경기를 접전으로 이끈 뒤 자신의 골프 인생에 첫 메이저 대회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 마스터스 우승 후 타이거 우즈가 가족과 포옹하며 감격을 누리고 있다. photo 뉴시스·AP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야!
   
   그럴 수 있었던 것도 ‘웃으면 복이 온다’는 진리를 인생의 굴곡을 겪으면서 깨달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우즈는 실수를 하면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불처럼 화를 내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표정으로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웃어넘겼다. 그가 동반자들과 이야기하며 웃는 모습을 이렇게 자주 본 메이저 대회는 없었다. 그의 우승이 확정되자 그동안 사이가 껄끄러운 것으로 알려졌던 이안 폴터는 물론이고 버바 왓슨, 잭 존슨, 리키 파울러, 저스틴 토머스 등 많은 동료들이 그를 축하했다. 그가 전성기 시절에 우승했을 때는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우즈가 유연해진 것은 클럽 사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우즈는 73g짜리였던 드라이버 샤프트를 64g짜리로, 3번 우드는 83g에서 73g짜리 샤프트로 바꿨다. 우즈의 헤드 스피드가 지난해 120.24마일에서 올해는 118.4마일로 약 2마일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샤프트 무게를 줄이면 스윙 때 허리와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
   
   그는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하고 2011년부터 주로 아픔을 함께했던 캐디 조 라카바와 뜨겁게 포옹했다. 라카바는 1992년 프레드 커플스의 마스터스 우승 당시 캐디를 맡았다. 커플스의 추천으로 우즈와 인연을 맺었다. 우즈가 허리 부상 등으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대회 출전을 거의 하지 못할 당시에도 라카바는 다른 선수들의 영입 제의를 뿌리쳤다. 2017년 10월 프레지던츠컵에서 처음 연인 관계로 주목을 받았던 에리카 허먼도 우즈의 어머니 쿨디다,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웃음과 사랑을 되찾은 우즈. 그는 메이저 대회 15승과 PGA 통산 81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잭 니클라우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 최다승 기록(18승)과 샘 스니드가 보유한 PGA 최다승 기록(82승)을 깰 수 있을까? 우즈는 “이제 내 인생의 목표는 숫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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