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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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으로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우리 정부가 IOC에 이미 신청했다.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다면 평양의 문이 열릴 것이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평양이 문을 열면 전 세계인들이 북한에 들어갈 것이다. 다양한 사상을 가진 전 세계인들이 북한을 자유롭게 관광하고 스포츠를 관람할 때 그야말로 통일을 향한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는 천운이다.”

지난 5월 17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3·1운동 100주년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19 천운상속 국운융성 신통일한국시대개문안착 희망전진대회’를 개최했다. 행사를 하루 앞둔 5월 16일에는 이 행사의 지지대회 성격인 국제지도자컨퍼런스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 컨퍼런스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프레드 플레이츠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두 행사를 이끈 주진태 가정연합 부회장은 5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서울과 평양이 하계올림픽을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남북통일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연합 측에 따르면 킨텍스 행사장에는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를 비롯해 세계 40개국에서 온 정치·종교지도자, 시민 약 10만명이 참석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그간 북한과의 민간 외교에서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문선명 총재는 생전 김일성 북한 주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2년 문 총재가 별세했을 때 김 주석의 손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전을 보내오기도 했다. 당시는 남북관계가 경색됐던 시점임에도 북한이 조전을 보내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번 국제지도자컨퍼런스의 주관사는 세계일보, 미국 워싱턴타임스, 일본의 세카이닛포 등 3개국 신문사다. 주 부회장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가정연합 측은 세계일보와 자매지인 미·일 언론사를 통해 한·미·일을 비롯한 세계 여론의 지지를 통해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2032년에 실제로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올림픽 개최를 추진하는 시기에 집권할 한국 정부의 성향도 중요하지만 공동 개최자가 될 북한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김정은 1인 독재 체제로 운영되는 북한의 특성상 지도자의 의견이 절대적인데, 남북관계가 진전되느냐 경색되느냐에 따라 올림픽 개최가 실현될 수도, 좌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 부회장은 “지난 2월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북한의 체육상이 함께 IOC에 공동 올림픽 개최를 신청해놓은 상태”라며 “공동 올림픽 개최는 이미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년 전 시대정신이 광복이었다면 지금 우리의 시대정신은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카이로-알렉산드리아와 경쟁할 듯

주 부회장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유치의 유력한 경쟁자로 꼽는 곳은 이집트 카이로-알렉산드리아다. 아프리카 대륙은 현재까지 한 번도 올림픽을 유치한 적이 없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이집트는 국제사회의 여러 동정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주 부회장은 “남과 북이 지금까지 정치·경제·군사 부문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왔지만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스포츠·예술 등 문화 부문에서도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서 정부는 정부대로 정치·경제·군사적인 부문에서 열심히 대화를 하고 민간 부문에서는 예술과 스포츠 등 문화를 통해 다양한 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게 저희 의견”이라고 말했다.

주 부회장은 “공동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다면 한반도 통일은 가시권에 들어온다고 본다”고 했다. 이르면 2022년쯤 IOC가 개최지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예측인데 이집트 카이로-알렉산드리아 외에도 인도 뭄바이, 중국 상하이, 호주 멜버른 등이 경쟁자로 나설 전망이라고 한다.

주 부회장은 이번 전진대회 행사 날짜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5·16 군사정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민족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인 만큼, 두 날짜 사이의 5월 17일은 앞으로의 남북통일을 위해 한 획을 긋는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정력은 국력이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향상될 때 통일이 앞당겨진다고 하는데, 모든 경쟁력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가정이 행복해야 회사에서 일도 잘되고 사회 전체, 국가 전체에 힘이 모아진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참가정운동, 한가정운동은 이것을 더 확산시켜서 온 국민이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자는 운동이다.”

주 부회장은 “남북통일 역시 행복한 각각의 가정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가정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해”라고 말했다.

가정연합이 여는 이번 행사의 공식 명칭은 ‘2019 신통일한국 희망전진대회’이다. 여기서 ‘신’은 새로울 신(新) 자가 아니라 귀신 신(神) 자를 의미한다. 주 부회장은 “다시 한 번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결의를 다지는 우리의 운동을 적극 지지하기 위해서 한·미·일 석학들이 오셔서 세미나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연합 측은 이번 전진대회 행사를 앞두고 지난 3월부터 도합 33개 구(서울 25개구, 인천 8개구)를 돌며 남북통일대회의 사전 대회를 열었다. 주 부회장은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에서 사전 대회를 열었는데 마침 신기하게도 서울과 인천의 자치구 개수를 합치니까 민족대표 33인의 숫자와 같은 33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통일돼 우리의 기술력과 북한의 지하자원이 합쳐진다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될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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