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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포츠
[2564호]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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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박지성 단독 인터뷰 “한국 축구의 문제는...”

photo 에투알클래식
U-20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팀이 거둔 준우승 성적은 갑자기 일어난 ‘기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많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는 방치에 가까웠던 한국 유소년 축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겨루기 위해서는 유소년 축구 시스템부터 차근차근 만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번 U-20 월드컵이 낳은 스타 이강인도 2007년 방영한 유소년 축구 방송 프로그램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성장한 선수다. 2000년생 안팎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던 이번 U-20 대표팀이 거둔 놀라운 성과는 2002년 이후 조금씩 발전한 유소년 축구 덕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지성 JS재단 이사장은 현재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며 유럽의 축구를 ‘배우고’ 있다. 그가 배우고 있다는 유럽 축구는 단순한 실력과 기술 이상의 것이다. 박지성은 눈앞의 성적 내기에 급급한 축구가 아닌, 좋은 선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과 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은 2014년 PSV 아인트호벤에서의 선수생활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그가 지도자 대신 선택한 길은 ‘축구 행정가’의 길이다.
   
   박지성은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버서더와 AFC(아시아축구연맹)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FIFA(국제축구연맹), AFC의 초청을 받아 전 세계 축구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리그의 아약스와 친정팀 PSV를 방문해 그들이 어떻게 유소년 선수를 육성하고 스카우트하고 있는지 배우고 왔다고 한다. 박지성에게 이번 U-20 월드컵 대표팀의 성과가 가능했던 이유, 그리고 한국 유소년 축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물었다.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축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정말 자랑스러웠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팀의 모든 일원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목표를 위해 희생하려는 열정이 경기를 보는 모든 이에게 느껴졌다. 그 부분이 가장 크다고 본다.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선수 개개인의 기술과 더불어 팀의 완성도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결승전에서 운이 조금만 따라줬다면 모두가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 테지만, 팀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그 자체로 충분히 훌륭했다.”
   
   박지성은 U-20 결승전이 열린 폴란드 우츠스타디움을 직접 찾아 현장에서 후배들을 응원했다. 결과는 아쉬운 준우승이었지만 박지성은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박지성은 U-20 대표팀이 준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원 팀(One team)’을 꼽았다. 이강인 역시 인터뷰 때마다 “좋은 형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공을 팀에 돌렸다.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은 대회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가 되었다.
   
   
   한국 축구에는 아직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
   
   박지성은 후배 이강인을 두고 “기술적으로 이미 성인 레벨의 수준에 오른 선수다. 창의력, 적극성, 의지 등 여러 부문에서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과연 어떤 선수가 되어줄지 기대를 품게 한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강인은 그동안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많이 보장받지 못해왔지만, 이번 대회 활약을 기점으로 팀 내 대우도 달라질 전망이다. 발렌시아는 현재 이강인에게 8000만유로(1054억원)의 바이아웃(Buyout)을 걸어둔 상태다. 바이아웃이란 선수를 영입하려는 타 구단이 설정된 금액 이상을 제시하면 기존 소속팀과 별다른 협상 없이 바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바이아웃 금액을 높게 설정할수록 ‘이 선수를 쉽게 팔지 않겠다’는 소속팀의 의지라고 평가된다.
   
   한국 축구에는 차범근·박지성·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유럽파 계보가 있다. 다른 말로 ‘한국 축구 수퍼스타 계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에서는 모든 관심이 스타 플레이어 한 명에게만 집중되는 경향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축구 전체의 발전보다는 ‘스타성’에만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유럽처럼 축구가 하나의 확실한 문화로 공고히 자리 잡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는 축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국가대표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먼저 K리그가 더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축구 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국가 대항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에 비해 자국 리그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많았다. 박지성은 이 관점에 동의했다.
   
   “그것이 아직 한국에서 축구가 확실히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하지만 대표팀의 인기가 좋아져서 최근 K리그 경기 티켓이 매진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K리그도 인기가 많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올 시즌 대구FC의 모습은 그 희망이 그저 꿈이 아니라 노력에 따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부분들을 공유하고 고민하고 노력하면 점점 좋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유럽 전역의 유소년 축구를 돌아보며 공부하고 있는 박지성은 한국 유소년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두고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했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온 유럽 축구의 교육 환경에 비해 한국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다.
   
   “유럽의 클럽들을 돌아보며 한국의 유소년 축구는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유소년 축구는 단지 축구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과 생활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단체가 관련되어 있기에 우리 유소년 축구 정책을 한 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우선 큰 틀에서는 공부가 아닌 다른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집중했으면 한다. 이 아이들이 일상에 필요한 공부를 하며 자신이 꿈꾸고 목표로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축구 교육에서도 단지 눈앞의 성적을 내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좋은 선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기본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손흥민의 지난 1년은 더없이 힘들었을 것
   
   박지성에게 후배 손흥민 이야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박지성 이후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가 되었다. 한국 축구는 ‘손흥민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손흥민을 두고 “혹사당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치고 곧장 한국에 돌아와 5일 만에 대표팀 평가전을 치르는 등 1년 내내 쉬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컵대회, 국가대표 경기까지 뛰었던 박지성의 선수 시절 역시 비슷했다. 박지성은 손흥민이 겪고 있을 어려움을 공감한다고 했다.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흥민이의 지난 1년은 아마 앞으로도 없을 힘든 일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역시 짧은 기간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최고의 선수들을 원한다. 이 때문에 경기 일정 조정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대표팀에 어느 정도 정착이 된다면 선수를 위해 감독과 선수가 대화를 통해서 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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