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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7호]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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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all that golf]7년 만에 우승한 박희영 “퍼팅비결 찾았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haksoo@chosun.com

▲ 박희영이 지난 2월 9일 LPGA투어 빅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photo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짧은 거리 퍼팅은 거의 다 들어가고 긴 거리에서도 3퍼트가 없으니 ‘어~ 내가 박인비 프로가 됐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희영(33)은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3시즌째를 맞은 베테랑이다. 골프에선 백전노장이라 할 박희영이 막 데뷔했을 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 게 즐거웠다.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연습도 열심히 하고 좋다는 선생님이 있으면 어디든 쫓아가서 배우는 열성 학구파 골퍼였다.
   
   그는 지난 2월 9일 미국 LPGA투어 빅오픈에서 6년7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추가했다. 한국 선수 역대 L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32세 8개월 16일)도 세웠다. 늘 실력에 비해 승수가 적다는 인상을 주는 선수가 모처럼 우승을 차지한 비결로 달라진 퍼팅을 꼽기에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우선 남편 이야기가 나왔다. 박희영은 2018년 12월 아나운서 조우종씨의 동생인 조주종 YG엔터테인먼트 미국 대표와 결혼해 로스앤젤레스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이모부 친구 분의 소개로 만난 남편은 골프를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남편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접하던 골프계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이 그에게는 신선했다. 남편은 그의 실수가 자주 나오는 패턴이 무엇인지 공과 눈의 위치에서 오는 역학(力學)과 심리적인 원인도 따져보았다. 남편의 색다른 이야기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박희영은 “많은 스윙코치들에게 배운 경험이 있는데 다 장점이 있고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도 “그렇게 배운 것들이 두세 가지가 섞여서 혼란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결국 자신의 생각과 노력으로 체득한 실력만이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버지 박형섭씨(대림대 스포츠지도과 교수). 열한 살 때 처음 골프클럽을 손에 쥐여준 아버지는 지난해 박희영이 상금랭킹 110위로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치르게 되자 집에 있던 퍼터를 하나 써보라고 했다. 몇 년 전부터 아버지가 쓰던 퍼터인데 어드레스 자세가 잘 나왔다. 말발굽처럼 생긴 두 개의 컵을 고무줄로 연결한 도구도 사용하며 퍼팅의 방향성을 높이는 연습을 했다.
   
   박희영은 퀄리파잉스쿨 준우승으로 다시 LPGA 시드를 확보했다. 그때 “이렇게 퍼팅이 잘된다면 예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는데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 아버지가 준 퍼터와 함께였다.
   
   박희영이 강조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만의 루틴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불안해지면 자신의 퍼팅 루틴(routine·반복하는 절차)이 바뀌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희영의 퍼팅 루틴은 이렇다. ①공 뒤쪽에서 라인을 맞추고 빈 스윙을 두 번 한다. ②양손 그립을 잡고 들어가서 헤드를 공 뒤에 바로 놓는다. ③오른발을 벌린 후 왼발 벌리고, ④퍼팅 라인을 다시 한번 보고는 바로 친다. 박희영은 빅오픈 연장전에서 최혜진, 유소연보다 더 멀리 드라이버를 쳤다. 아이언 샷 정확성도 뛰어났다. 그는 열여덟이던 2005년 KLPGA투어 선수 대상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은 스윙’을 지닌 선수로 꼽힌 적이 있다. 지금도 여전한 명품 스윙에 퍼팅까지 따라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새댁 골퍼’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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