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웨이를 지키면서 거리를 내려면 먼저 자신의 구질을 파악해야 한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거리를 내려면 먼저 자신의 구질을 파악해야 한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장타 대회에 참가하는 골퍼라면 정확성보다는 400야드 이상 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이다. 한 번이라도 유효 지역에 들어가면 그 기록으로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 골프 게임에서는 ‘멀리’와 ‘똑바로’의 균형이 중요하다. 여기서 ‘똑바로’는 직선이 아니라 공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것을 말한다. OB(아웃오브바운즈)를 10번 내다 한 번 300야드를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150야드를 14번 모두 페어웨이에 적중시키는 티샷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다고 블루 티나 화이트 티를 쓰는 골퍼가 드라이버 거리 150야드에 머물러서는 스코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비거리를 늘리면서도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김경태(34)는 “우선 자신의 일정한 스윙 궤도를 만들고 거기서 생기는 구질(球質)을 분명히 파악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사실 연습량이 부족한 주말골퍼가 언제나 믿고 칠 수 있는 자신만의 스윙과 구질을 갖는다는 건 꿈 같은 일일 수 있다. 그래도 거리와 정확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차근차근 익혀보자.

그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추천했던 ‘왼쪽 어깨로 리드하면서 헤드가 끝까지 움직이는 스윙’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스윙은 클럽을 들어 올려 있는 힘껏 내리치고 마는 초보 스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다운 스윙 때 왼쪽 어깨를 과감하게 열면서 클럽이 끌려 들어오는 그 스피드를 이용해 피니시까지 헤드를 계속 움직여준다. 이렇게 치면 헤드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골퍼도 비거리와 방향성 모두 좋아진다고 한다.

그가 추천한 스윙을 따라해도 신체조건과 헤드 스피드에 따라 구질은 제각각 다르다고 한다. 스윙이 점점 몸에 익을수록 구질도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페이드(오른손잡이 기준 살짝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 혹은 드로(살짝 왼쪽으로 휘는 구질), 혹은 드물지만 가장 나오기 어렵다는 직선 구질일 수도 있다.

그는 “국내 골프장은 페어웨이가 좁고 OB와 해저드가 많고, 오르막 내리막 경사가 많은 게 특징”이라며 “이렇게 시각적으로 불편한 곳에서 거리를 내며 페어웨이를 지키고 싶다면 페어웨이를 넓게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라도 드라이버 샷을 매번 보내고 싶은 곳으로 보내지는 못한다. 다만 위험한 쪽을 막아놓고 칠 순 있다. 이전 ‘티잉 구역 100% 활용법’에서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오른손잡이 골퍼를 기준으로 티잉 구역에서 바라보는 오른쪽에 OB 지역이나 해저드가 있다고 가정하자. 페이드 구질일 경우에는 오른쪽에서 페어웨이 왼쪽 부분을 겨냥하는 것이 운동장을 넓게 쓰는 방법이다. 구질대로 페이드가 걸리면 공은 페어웨이 한가운데, 혹시 슬라이스가 나더라도 페어웨이 오른쪽이나 러프에 떨어진다. 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더욱 자신 있게 스윙할 수 있다. 드로 구질일 경우에는 티잉 구역 왼쪽에서 페어웨이 오른쪽 부분을 보고 친다. 매번 가운데를 보고 치는 것보다 페어웨이를 배로 넓게 쓰는 효과가 생긴다.

김경태는 “골프대회 중계를 통해 300야드 안팎을 치는 프로골퍼들이 자신의 구질을 바탕으로 어떻게 홀을 공략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김경태의 실전 골프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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