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한 대표는 훅이 나면 슬라이스를, 슬라이스가 나면 훅을 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임진한 대표는 훅이 나면 슬라이스를, 슬라이스가 나면 훅을 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골프의 전설 벤 호건은 “공이 직선으로 똑바로 가는 건 운이다”라고 설파했다. 공의 방향과 구질이 결정되는 임팩트는 1만분의 5초 동안 벌어지는 ‘찰나의 미학’이다. 이 순간 클럽 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이 직각으로 정확하게 공을 타격할 때 공은 똑바로 날아간다. 그마저도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임진한 ㈜에이지슈터 대표는 “신체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신 있게 칠 수 있는 구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좋다”며 “무작정 똑바로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왼쪽, 오른쪽으로 멋진 곡선을 그려보는 연습이 재미도 있고 실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구질에는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공 끝이 왼쪽으로 살짝 휘는 드로(draw)와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페이드(fade)가 있다. 왼쪽으로 크게 꺾이는 공은 훅(hook), 오른쪽으로 크게 꺾이는 공은 슬라이스(slice)라고 한다.

임 대표는 “공을 똑바로 치는 것도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고수(高手)나 하는 페이드와 드로를 배우라고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사실은 페이드와 드로를 쳐봄으로써 스윙 궤도를 올바로 이해하고 코스에서 샷이 안 될 때 빨리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추천하는 페이드 거는 법 4가지는 이렇다. 첫째, 목표보다 약간 왼쪽을 겨냥해 어드레스한다. 이를 오픈 스탠스라고 한다. 둘째, 클럽 페이스도 살짝 오픈한다. 셋째, 오른쪽 어깨가 스탠스를 따라 앞으로 나오게 한다. 넷째, 그 스탠스대로 아웃사이드로 백스윙을 해서 인사이드로 스윙한다.

잠깐! 방금 말한 ‘아웃사이드 인 스윙’은 초보자나 하는 스윙 아닌가? 그렇지 않다. 왼쪽에 OB(아웃오브바운즈)나 페널티 구역이 있을 때 프로들은 의도적인 아웃사이드 인 스윙으로 공을 깎아쳐 위험지역으로 공이 날아갈 수 없도록 한다. 왼쪽을 막아 놓고 친다고 한다.

드로 거는 법은 페이드의 정반대로 하면 된다. 첫째, 목표보다 약간 오른쪽을 겨냥해 어드레스를 한다. 클로즈드 스탠스가 이뤄진다. 둘째, 클럽 페이스도 살짝 닫는다. 셋째, 오른쪽 어깨가 스탠스를 따라 뒤로 물러나게 한다. 넷째, 그 스탠스대로 인사이드로 백스윙을 해서 아웃사이드로 스윙한다.

페이드나 드로를 연습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 스윙 궤도를 따라 가볍게 천천히 스윙하면서 정확한 임팩트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페이드 샷은 공을 세우는 데 유리하고, 드로 샷은 드라이버의 경우 페이드보다 20~30야드 더 거리가 는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페이드는 깎아치기 때문에 백스핀 양이 늘게 되고, 드로는 오른쪽으로 공을 밀어내면서 돌려치기 때문에 공에 힘이 더 실리는 데다 백스핀이 적어 런(구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페이드는 백스핀 양이 많아 볼이 솟아오르기 때문에 지면에 떨어지는 랜딩 각도(착륙 각도)도 커진다. 드로 구질은 이와 반대로 랜딩 각도가 작아진다. 이론적으로는 랜딩 각도 1도에 약 2야드 거리 차이가 난다.

숱한 골퍼를 좌절시키는 슬라이스를 극복하는 비법은 의도적으로 훅을 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임 대표는 “공을 똑바로 치려 노력하는 것보다 슬라이스가 날 때는 훅, 훅이 나면 슬라이스를 내는 연습을 해보는 게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공이 좌우로 크게 꺾이게 만드는 원인을 반대 구질을 연습하면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임진한의 매직 골프’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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