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아이언헤드를 살짝 닫고 치면 핸드퍼스트 동작이 이뤄지고 샷의 일관성이 좋아진다고 했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최경주는 아이언헤드를 살짝 닫고 치면 핸드퍼스트 동작이 이뤄지고 샷의 일관성이 좋아진다고 했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최경주는 골프 샷에 대해 조언할 때마다 “제가 말하는 게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라는 전제를 꼭 깐다. 그는 “우리 사회나 교육은 처음부터 너무 정답만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정답을 찾는 과정을 생략한 채 말이죠. 골프 레슨도 그렇습니다. ‘드로를 치려면 말이야, 이렇게 해야 해’라는 식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최경주재단의 골프 꿈나무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를 느끼도록 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어떤 환경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경주의 이야기다.

“제가 아이언 샷을 잘할 수 있었던 건 누가 빼어난 이론을 가르쳐줘서가 아닙니다. 어린 시절 완도의 백사장에서 이런저런 샷을 원 없이 쳐봤고, 삶의 일부였던 배를 보면서 상상력을 키운 덕분이죠. 창조적인 샷과 플레이는 정형화된 레슨이 아니라 스스로 부딪치며 배우는 거니까요. 그런 점에서 제가 말하는 샷에 관한 이론도 절대적인 게 아니라 하나의 참고사항입니다.”

혹시 자녀에게 골프를 가르치고 있다면 이들이 풍부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시간에는 아이언으로 공을 정확히 맞히는 감각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맨땅 훈련이 좋다는 최경주의 조언을 들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일정하게 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최경주는 이런 말을 했다. “섬 출신다운 얘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배를 보면 ‘치대’라는 게 있습니다. 방향을 잡아주는 긴 나무입니다. 이 치대를 조금씩 움직이면 뱃머리도 조금씩 움직이죠. 치대를 살짝살짝 열면서 방향을 조정해야지 처음부터 너무 열어놓으면 힘이 듭니다. 제 아이언 샷 비결도 바로 여기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재단 꿈나무들을 가르치면서 유심히 관찰을 해보니 아이언을 잘 못 치는 아이들은 헤드를 많이 열어놓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 열어놓은 만큼 임팩트 순간 닫아줘야 하기 때문에 흔히 하는 말로 ‘손목 장난’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최경주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밤에 집에서 잘 때 방문을 닫아 두는 게 안전할까요, 열어 두는 게 안전할까요? 당연히 문을 닫는 게 안전하겠죠. 혹시 외부로부터 누군가 침입하려는 낌새가 있다면 조금씩 문을 열면서 확인을 하면 됩니다. 아이언 샷도 이 ‘방문의 원리’와 같습니다. 헤드를 많이 열어놨다면 임팩트 존에서 많이 닫아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지겠죠. 그래서 밸런스가 무너지고, 너무 과도하게 닫는 바람에 훅이 발생하기도 하는 겁니다. 아니면 손이 헤드보다 먼저 오면서 뒤땅을 칠 수도 있고요. ”

이 같은 최경주의 설명은 그의 스윙 방법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임팩트를 하는 순간 왼손을 똑바로 보내주는 느낌으로 한다. 보통 임팩트 이후 왼손을 돌려주는 릴리스를 하는 게 좋다는 이론과는 다르다. 릴리스를 의도적으로 하면 클럽이 너무 많이 돌면서 훅이 날 수 있다고 한다. 최경주는 “아이언 샷 어드레스 때 클럽 헤드를 약간 닫아놓으면 자연스럽게 핸드 퍼스트 동작이 이뤄지고 임팩트까지 왼손을 똑바로 보내기 때문에 샷의 일관성이 훨씬 높아집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최경주의 스페셜 레슨’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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