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스윙의 제1원칙으로 핸드퍼스트를 꼽는다. ⓒphoto 뉴시스
최경주는 스윙의 제1원칙으로 핸드퍼스트를 꼽는다. ⓒphoto 뉴시스

“골프 스윙은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복잡합니다. 아무리 골프천재라도 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까지 컨트롤할 수는 없어요. 골프는 자연스럽게 치는 거라는 생각을 일찍 깨달을수록 좋습니다.”

요즘 골프 인기가 높아지면서 골프를 가르쳐주는 유튜브 채널도 셀 수 없이 늘고 있다. “고수로 가는 비밀 레시피를 정말 알려줘야 하나?” 하는 너스레와 함께 드라이버는 이렇게 쳐야 하고, 하이브리드와 롱아이언은 저렇게 쳐야 하고, 아이언과 웨지는 또 이렇게 쳐야 하고, 퍼팅은 또 저렇게 해야 한다는 비법이 난무한다. 다 일리는 있으나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세상에 영원히 자신을 구원해줄 완벽한 스윙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게 있다면 진작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영원한 안식을 얻었을 것이다. 그는 네 번이나 스윙코치를 바꾸고 그때마다 거의 다른 스윙 메커니즘을 힘겹게 몸에 익혔다. 천재 우즈는 각기 서로 다른 스윙 메커니즘으로도 천하를 평정했다. 하지만 스윙 한번 잘못 바꾸다가 호환마마보다도 무섭다는 입스(yips·실패불안증세)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는 골퍼가 한두 명이 아니다. 정상급 프로골퍼도 자신을 구원해줄 파랑새 스윙을 좇다가 헤어나지 못하는 늪에 빠진 경우를 자주 본다.

최경주는 자신도 이런저런 스윙의 변화를 주었지만 양보하지 않는 스윙의 단 한 가지 원칙이 있다고 했다. 미 PGA투어에서 8승을 거두며 ‘코리안 탱크’란 별명을 얻은 최경주의 탱크 골프는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핸드퍼스트 자세를 유지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핸드퍼스트는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어드레스를 했을 때 클럽을 잡은 손의 위치가 클럽 위치보다 왼쪽에 놓이는 것을 말한다. 이런 어드레스 자세로 공을 치면 자연스럽게 페이드 구질이 만들어진다. 그러기 위해선 손목을 일찍 감아 돌리지 말아야 한다.

탱크 골프의 특별 레시피는 손목에 있다. 드라이버부터 벙커샷을 할 때의 샌드웨지까지 임팩트부터 폴로 스루 동작에서 돌리지 않고 쭉 뻗어주는 것이다.

최경주는 이렇게 설명했다. “임팩트 이후에도 왼손을 돌린다는 감각 때신 똑바로 보내주는 느낌으로 하면 처음엔 타이밍이 맞지 않아 슬라이스나 페이드가 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계속해서 스윙을 하다 보면 타이밍을 잡을 수 있고 공이 똑바로 날아가게 됩니다. 보통 임팩트 이후 릴리스를 한다고 하는데, 릴리스를 의도적으로 하다 보면 클럽이 너무 많이 도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골프천재라도 매번 그 타이밍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최경주는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공이 왼쪽으로 말리는 사람은 아예 망한다는 표현을 쓴다. 악성 훅은 공의 궤도와 강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핸드퍼스트 동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훅이 난다면 일관성 있는 스윙은 불가능하고 일정한 구질도 갖추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경주는 “골프의 핵심은 자기 구질을 갖는 것”이라며 “핸드퍼스트 자세와 팔로스루까지 왼쪽 손목을 끝까지 뻗어주는 동작만 지켜주면 공의 구질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구질에 일관성이 없는 골퍼는 공을 똑바로 보내려 자꾸 뭔가 이상한 동작을 추가하게 된다. 그러면 공이 한 번은 왼쪽으로 갔다가 한 번은 오른쪽으로 간다. 톱볼도 나고 뒤땅도 치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최경주의 스페셜 레슨’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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