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민 회장.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조동민 회장.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누가 뭐래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 맛은 숯불구이에서 나올 것이다. 숯불구이라면 주로 돼지고기 또는 쇠고기를 생각하지만 ‘바비큐보스’에 가면 직화 숯불 위에 구운 바비큐 치킨을 맛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매콤달콤한 소스와 은은한 숯불 냄새가 일품이다. ‘바비큐보스’는 1987년 닭고기 유통업체를 시작한 조동민(50) 회장이 1997년 시작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이다. 전국 200여개 매장을 갖춘 13년 역사의 중견 브랜드이지만 2007년경부터 메뉴와 매장 인테리어, 규모 등 여러 부분을 조직적으로 개선해 왔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조 회장은 “한국은 트렌드 변화가 빨라 프랜차이즈 업체가 장수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가맹점이 지속적으로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6일 서울 능동의 대대푸드원 본사에서 조 회장을 만나 치킨을 위주로 하는 프랜차이즈로 살아남기 위한 바비큐보스의 변화와 그의 경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인 입맛 맞춘 양념 개발

‘바비큐보스’를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조 회장은 육류 유통업에 종사해왔다. 27세 때 기초적인 지식만 갖고 맨손으로 뛰어들었지만 다소 무모했던 시작이 지금의 성공을 만들었다고 한다. “A부터 Z까지 처음부터 일궈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늘날 닭 사육에서 유통, 프랜차이즈 경영과 창업 컨설팅까지 포괄하는 수직 경영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했죠. 닭 사육은 기후·환경·질병 등 여러 외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를 하는 데 생산과 유통의 기반이 없으면 가맹점주가 닭고기 수급을 아예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유통 단계가 복잡하면 중간에서 마진을 많이 떼어가기 때문에 가맹점 공급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죠.”

삼겹 바비큐.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삼겹 바비큐.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바비큐보스에서 쓰이는 재료는 모두 농림수산식품부의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은 자체 공장에서 납품한다. 바비큐보스는 또한 ‘원팩 원세일’, 즉 공장에서 1차 가공과 포장까지 마친 채로 가맹점에 납품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조 회장은 “가게에서는 진공포장을 뜯어 고기를 썰고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굽기만 하면 된다”며 “맛을 균일화하고 인건비까지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매콤달콤한 소스 역시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것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고춧가루·마늘·양파·간장·생강 등 순수 양념만 40여가지를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숯불구이의 장점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븐치킨, 전기구이 등도 다 잠깐의 유행일 수 있지만 숯불구이는 인기가 활화산처럼 타오르지는 않더라도 지속적일 것입니다.”

삼겹살·해물 등 메뉴 다변화

조 회장은 2005년부터 여름 휴가 대신 전국 200여개의 가맹점을 순회하며 프랜차이즈 경영에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CEO인 제가 직접 다녀보니 치킨산업에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일 품목만 가지고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한 조 회장은 조리법을 바꾸는 대신 메뉴 품목을 늘렸다. 치킨 바비큐 전문에서 삼겹살과 해물까지 접목한 것이다. 예전에 70% 이상을 차지했던 닭고기가 이제 50% 정도로 줄었고, 대신 ‘삼겹 바비큐’가 매출의 30%까지 늘었다. 하지만 메뉴를 늘린 후 전체 매출은 오히려 15~20%가량 늘었다고 한다. 또한 주로 배달 위주의 소규모 영업을 했던 매장들을 20평 이상의 중형 점포로 늘리고 인테리어를 바꾸어 배달 대신 매장 영업을 점점 늘려가는 중이다

키워드

#창업
심혜기 인턴기자·미 브라운대 졸업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