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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호]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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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한국 차 비켜! 푸조까지 손 뻗친 중국 차의 질주

박영철  차장  / 홍근혜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문학과 3년  

▲ 2014년 제네바 모터쇼에 전시된 볼보차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볼보는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다. photo 연합
지난 3월 유럽에서 열린 2014 제네바 모터쇼.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던 것은 중국 차 코로스(Qoros)와, 중국 업체가 인수한 스웨덴 차 브랜드 볼보(VOLVO)였다. 지난해 4월 열린 2013 상하이 모터쇼에서도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중국 업체들의 신차 출시였다. 2013 상하이 모터쇼를 참관한 해외 언론들은 “글로벌 업체의 신차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중국 차들의 활약이 굉장했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2011 상하이 모터쇼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자금난에 빠진 해외 유명 차 업체를 인수해 저가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수출 시장인 신흥국에 생산 공장을 건설해 현지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전략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 진출과 글로벌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세계 자동차 판매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차 발전의 원동력은 해외 합작사다. 해외 업체와 현지 업체가 만든 합작회사가 중국 자동차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 자동차 기업이 중국에 현지 법인을 단독으로 세울 수 없도록 정책을 세웠다. 때문에 해외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내 자동차 회사와 합작했고 여러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기술 및 생산, 판매 노하우가 합작회사를 통해 중국에 흡수됐다. 중국 자동차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들은 모두 창청(長城), 비야디(比亚迪), 지리(吉利), 창안(長安), 이치(一汽) 등의 중국 토종 기업과 벤츠,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닛산, 기아차 등의 외국 기업간의 합작 브랜드 독자 모델이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2004년 상하이차가 우리나라 쌍용차 지분 48.9%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저명한 외국 기업들을 인수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중국 둥펑(東風)자동차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프랑스 국민기업인 PSA 푸조·시트로엥의 지분 14%를 11억유로(약 1조577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특히 화제가 됐던 것은 2010년 중국 민영 자동차 업체인 지리자동차의 스웨덴 볼보 인수다. 볼보는 1927년 창립된 회사로 스웨덴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반도를 대표해온 명차 브랜드다. 지리자동차는 볼보를 통해 저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고급 세단 차량을 생산하게 됐다.
   
   베이징(北京)자동차도 2009년 스웨덴 사브(SAAB) 2개 차종의 생산설비와 지적재산권을 인수해 가장 큰 취약점이었던 기술 개발 능력 향상의 전기를 마련했다. 베이징자동차는 사브를 통해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사브 역시 스웨덴의 대표적 명차 브랜드로, 지식인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2005년 난징차가 영국 MG 로버(ROVER) 브랜드의 R&D, 제조설비 및 4개 시리즈 기술을 인수했으며 2004년에는 상하이차가 영국(로버) 지적재산권 75.25%를 인수했다.
   
   이렇듯 중국 차 회사들이 외국 차 브랜드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외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비교적 손쉽게 기술개발 능력·첨단 제조설비·생산력 및 품질 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탄탄한 외국 브랜드의 이미지를 통해 중국 회사들의 이미지 변화도 노려볼 수 있다. 대림대 자동차과 김필수 교수는 “중국의 경우 확실한 내수 시장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외의 브랜드들을 사들여서 기술과 소유권을 통째로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따라오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들 했는데 최근에는 4~5년 이내에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속도가 굉장하다”며 중외 합작회사의 성장세를 높게 평가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업체들은 모두 중외 합작 브랜드들이다. 지난해 중국 차 회사 비야디(BYD)는 순이익 증가율 619%라는 이례적 기록을 세웠다. 잠정 집계된 순이익은 5억4510만~5억8510만위안(약 910억~977억원)이다. 이는 독일 자동차 회사 벤츠(Benz)와의 합작으로 이뤄낸 결과다. 비야디의 뒤를 이으며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 162.7%를 기록한 중국 창안자동차(長安汽車) 역시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와 함께 운영 중인 창안-포드 신제품 매출 증가로 대규모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중국 톈진이치자동차(天津一汽汽车)와 독일의 폭스바겐이 함께 설립한 이치-폭스바겐도 지난해 생산과 판매량 모두 150만대를 돌파했다.
   
   승승장구하는 중외 합작기업에 반해 중국 로컬기업들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중외 합작기업의 매출과 순이익은 크게 늘어난 반면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외국 기업과의 협력 없이 홀로서기는 아직 역부족인 것이다.
   
   하지만 중외 합작 글로벌 기업의 성장은 중국 토종 업체의 품질 향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결합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는 100여개의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존재했다. 100여개 이상의 자동차 업체들이 흡수되고 통합되는 과정을 거치면 대형 자동차 회사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김필수 교수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국가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힘을 모아 일을 진행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100곳 넘게 난립하던 중국 토종 업체들이 최근에는 10곳 정도로 거의 정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 100여개 회사의 결합과 폐지 결과 대형그룹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산업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 품질, 생산력, 이미지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아직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거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김병철 교수는 “현재 기술적인 부분에서 독일, 일본 차를 100점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차는 80~85점, 중국 차는 40점 정도로 본다. 하지만 4년 뒤 중국이 60점까지 상승하는 동안 우리나라 차는 85~90점 정도로밖에 상승하지 못할 것이다. 10년 이내에 중국 자동차가 견제해야 할 정도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며 특히 자동차 안전 부분에 있어서는 조만간 추월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차가 언제 우리나라 차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리지만 중국 차가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뒤를 쫓아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중국의 배타적인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 시장은 부정할 수 없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자동차산업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무서운 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글로벌 빅5로 성장한 현대·기아차도 불과 10년 전에는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차에 비해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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