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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9호] 20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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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떨림까지 잡아낸 카메라처럼 고객 니즈 포착 개발 또 개발

독일의 히든챔피언 판터
최강 독일 경제 떠받치는 ‘히든챔피언’의 힘

빈프리트 베버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과 교수  / 번역= 김산  미국 조지타운대 졸업·독일 유학  

▲ 판터의 이동촬영 카메라를 장착한 자동차.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독일 미텔슈탄트(중소기업)는 자신만의 특별한 경영모델을 보여준다. 교과서에 있는 전략을 반드시 고수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고전적 전략 고수들에게 반박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한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담기’도 한다. 히든챔피언은 집중화된 사업 탓에 작은 시장과 적은 고객에 종속돼 경제위기에는 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코끼리(대기업)들이 노는 곳에서 함께 춤추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피하고, 혁신적인 새로운 시장인 ‘블루오션’에서 기업을 성장시킨다. 성공 비결은 중소기업의 시장에 대한 반응 속도다. 즉 고객의 새로운 니즈(수요)나 기술혁신이 일어나면 이들은 곧장 반응한다. 이것이 승부를 짓는 결정적 요소로 임직원들을 동참시키도록 만든다.
   
   카메라 기술이 중요한 영화산업에서 예를 들어보자. 이상적인 경우 카메라는 떨림 없이 배우의 행동을 동감할 만큼 표현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뛰거나, 방향을 틀거나, 자동차로 추적하거나, 한 사람을 때려 쓰러뜨리는 장면 등이다. 인간의 뇌(腦)는 배우의 살아있는 행동을 끊김없이 인식한다. 카메라 역시 이같은 움직임을 수준 높은 기술로 떨림 없이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카메라가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에리히 피츠(Erich Fitz)가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전자식 이동촬영용 카메라 자동차는 영화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피츠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州)의 오버하힝(Oberhaching)에서 ‘판터(Panther)’를 창업했다.
   
   처음에 피츠는 카메라맨으로 촬영현장에서의 오랜 경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여덟 살 때부터 카메라맨이 되고 싶었습니다. 돌고 돌아 열여덟 살 때 뮌헨으로 가서 카메라맨 교육을 받았죠. 이후 세트장에서 개인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영화장비 대여 회사를 차렸어요. 그때 어느 순간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원격조종할 수 있을 수 있는 카메라 자동차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그전까지만 해도 ‘이동촬영 카메라 자동차’란 개념은 요원했다. 촬영장의 조수는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모든 카메라맨이 갖길 원하는 그런 장비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독백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두 명의 기술자를 채용했고, 그들에게 나의 전체 계획을 설명하면서 질문했죠. 당신들은 다음의 포토키아(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의 영상박람회)까지 내가 원하는 장비를 만들 수 있습니까?”
   
   결국 젊은 청년기술자들은 밤낮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포토키아의 영상박람회가 9시에 문을 열었을 때, 두 명의 기술자는 그날 10시에 제작한 장비를 갖고 들어왔다. 세계 시장을 제패한 많은 중소기업의 리더들은 이렇게 자신만의 역사를 시작한다.
   
   원래 피츠는 카메라맨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비전을 바꿨다. 자신의 목표는 바로 최고의 카메라 자동차를 개발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물론 업계 리더가 되는 길은 결코 계획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에리히 피츠는 회사 설립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제품을 소개하는 편지들을 전 세계에 3500곳이나 보냈지만 거의 답장은 없었어요. 어느 누구도 새로운 종류의 이동용 카메라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어하지 않았죠.”
   
   그래서 피츠는 장비 대여 회사를 설립했고, 이 방식을 통해 끊임없이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해 갔다. 세계 시장을 이끌어가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특징은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국제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개최되는 다음 박람회까지는 우리의 이동촬영 자동차를 소개하고, 어떻게 판매해야 할 것인지를 배워야 했습니다. 나는 영어를 거의 못했지만 제품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호소했죠. 그 결과 3㎡(약 1평)에 불과한 작은 부스 앞에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기업문화야말로 중요한 테마다. 판터의 성장에는 피츠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직원들이 높은 성취욕을 보이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창업 단계에서 판터는 이원적(dual) 직업교육(현장과 직업학교를 오가며 교육과 실습을 동시에 받는 교육시스템)을 받은 기술자와 전문일꾼들이 함께 일했다. 이들은 더욱 실용적으로 문제들에 접근했고, 첫 제품을 즉흥적으로 출시했다.
   
   “회사가 더 성장하면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가진 제품 설계자를 고용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제품 설계를 맡겼죠. 시간이 흐르자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채용하길 원했고, 개발팀은 4배로 커졌습니다.”
   
   개발팀은 수많은 설계를 시도했지만 새로운 제품의 설계도를 만들지 못했다. 피츠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개발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피츠는 “아이디어가 되든 안 되든 간에 무조건 시도하라”고 지시했다. 시간이 지나자 피츠의 아이디어는 현실화됐다.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이 기술 개발의 핵심 열쇠였던 셈이다.
   
   피츠는 제품 개발에서 한발 물러서고 24세의 아들인 안디 피츠에게 개발팀장 자리를 넘겼다. “우리는 다시 과거에 하던 방식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잘 작동이 되지 않을 경우 수없이 실험을 되풀이하는 방식이죠. 그리고 새로운 길을 찾을 때까지는 계속 같은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고객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판터는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카메라 장비와 시설들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었고, 세계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우리 고객들은 판터가 박람회에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 있습니다. 우리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했죠. 사람이 항상 더욱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손쉽게 운전할 수 있는 핸들, 더 편안한 좌석의 쿠션, 더 빠른 가속과 브레이크, 그리고 안전 등 여러 부문에서 개선해 갔습니다.”
   
   그 결과 1990년 피츠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과학 및 엔지니어’ 부문의 오스카상을 받았다. 오늘날 판터의 제품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창업자인 피츠는 일선에 물러나 아들인 안디 피츠에게 경영권까지 물려주었다. 그는 아들에게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계속 달려야 한다고 했다. 책임감을 부여한 것이다. 피츠는 “시장에서 선두주자인지 아닌지는 기술적 요소와 매출액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많은 중소기업들처럼 판터도 검증된 후계직원을 찾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은 젊은 재능 있는 인재에 달려있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매력을 줄 때만이 가능하다. 판터는 좋은 차세대 젊은 직원 양성을 위해 뮌헨에서 개최되는 ‘국제 영화학교 페스티벌’에서 10년 전부터 가장 좋은 단편영화에 ‘판터상’을 수여하고 있다.


   
빈프리트 베버
   
   56세.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과 교수. 만하임대 실용경영조사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글로벌가족경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세계적 경영석학인 톰 피터스가 이끄는 경영컨설팅회사인 ‘톰 피터스 그룹’에서 근무했다. 중소기업 경영자와 오너들에게 기업이슈와 경영전략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있다. 독일 미텔슈탄트 성공모델 분석의 세계적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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