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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322호] 20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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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가족기업에 대한 우려 기업공개로 돌파

독일의 히든챔피언 푹스 페트로루브
최강 독일 경제 떠받치는 ‘히든챔피언’의 힘

빈프리트 베버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과 교수  / 번역 김산  미국 조지타운대 졸업ㆍ독일 유학  

photo 푹스 페트로루브
독일과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에 기업공개(IPO)는 멀게만 느껴진다. 주식 시장 상장 전에 거쳐야 하는 복잡하고 엄격한 인증 절차라는 장애물 탓이다. 또 상당수 독일 미텔슈탄트(중소기업)들은 주식회사로의 전환이 자신의 핵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특히 투명성, 단기적인 경영 방향, 그리고 ‘핫 머니(투기자본)’에 대한 압력이 많기 때문에 의사결정자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독일의 미텔슈탄트 중 가족기업으로서 자본 시장에 진출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쌍둥이칼로 유명한 헨켈(Henkel) 정도다. 헨켈은 가족주주와 주식 시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헨켈처럼 주식 시장 상장을 선택하는 데는 몇 가지 그럴 듯한 이유가 있다. 일부 오래된 가족기업은 자발적으로 기업을 공개하는 길을 선택해 왔다. 오너 가족들의 내분과 이로 인한 회사의 자멸을 피하기 위해서다. 주식법은 의도적으로 주주들의 권한을 축소분산하는 장점을 제공해 왔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자본이 필요하거나 혹은 위험을 적절히 분산하고자 할때 증시 상장은 분명한 이점을 가져다 준다.
   
   다른 이유는 주식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회사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히든챔피언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혁신역량을 보유하면서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높은 인지도를 이용해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족주주들로 이루어진 주식회사들은 다른 일반 주식회사보다 더 좋은 위치를 갖는다. 민간은행인 하우크&아우프호이저(Hauck & Aufh user)의 분석을 살펴보면, 가족기업은 다른 일반기업보다 더 많은 주식 배당금을 배분한다. 또한 가족기업은 장기적인 성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경제위기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주식 시장의 지표가 되는 성공적 가족기업들은 대부분 이 두 가지 시스템의 장점을 잘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성공적인 하이브리드 모델 기업으로는, 의료 장비를 생산하는 드래거(Dr ger), 의료보호기기를 생산하는 듀어 프레제니우스(D rr Fresenius), 윤활유 제품을 생산하는 푹스 페트로루브(Fuchs Petrolub)가 있다.
   
   세계 최대의 윤활유 제품 제조업체인 푹스 페트로루브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성공한 대표적인 독일의 히든챔피언이다. 1931년에 설립된 푹스 페트로루브는 독일 중부 만하임에 본사가 있다.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에 상장한 후 현재 4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로 거듭났다. 전 세계 31곳에 공장을 두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이 회사가 생산하는 윤활유 제품은 무려 1만개가 넘는다.
   
   각종 수치를 살펴보면, 푹스 페트로루브 매출의 30%가 아시아, 20%가 미국, 그리고 50%가 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다. 푹스 페트로루브가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까닭은 몇 가지가 있다. 제품의 다양성과 혁신역량 그리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4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무려 10%가 제품의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일한다. 또 최근 수년에 걸쳐 2500만유로(약 335억원)를 투자해 본사가 있는 만하임에 새로운 연구개발센터를 세웠다. 또한 전 세계 50여곳의 현지 시장에서는 그 지역 매니저들이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푹스 페트로루브는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가족기업으로 인식한다.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판 푹스는 “가족기업은 안정성이라는 가치를 제공한다”며 “가족기업은 다른 회사로부터 인수합병(M&A)의 대상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경영 방향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푹스 페트로루브의 대주주 역시 가족들로 구성돼 있다. 일반 주식의 53%와 전체 주식의 26.5%를 푹스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 대신 기업의 감사위원회는 30여년 전부터 이웃에 있는 바스프(BASF)의 전 CEO들이 맡고 있다. 바스프는 전 세계 화학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적 독일 기업이다. 바스프의 전 CEO들은 푹스 가족들로부터 독립해서 회사에 적절한 조언과 견제를 하고 있다.
   
   스테판 푹스는 30년 전에 주식 시장에 상장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회사 창업 후 50년 동안 수출기업이었습니다. 고객들과 더 가까워지고, 우리 자신만의 작품을 구축하고 싶어하는 단계가 왔었습니다. 이때 우리는 재정과 회사의 위험 요소들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해야만 했지요. 또 당시는 자본 시장의 움직임이 활성화된 시기였고 우리는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조그만 수출기업으로만 남을지, 아니면 세계 시장에 우리 자신을 던져놓을지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위험 요소가 많았던 확장 단계에서 회사는 증시 상장을 통해 안전하게 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만프레드 푹스 박사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당시 결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만프레드 푹스 박사는 스테판 푹스의 아버지로 현재 푹스 페트로루브의 감사위원이기도 하다. “우리 회사는 전문화 및 틈새 전략을 써왔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른 대형 석유회사들보다 경쟁에서 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초기에 파악했지요. 주식 시장 상장을 자신있게 추진했습니다. 더욱이 수요범위가 좁혀지면서, 세계화는 더욱더 제품의 특성화와 연관되면서 이를 강요하게 됐지요. 독일 국내 및 서유럽에서의 틈새시장은 규모나 범위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큰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이 필요했습니다.”
   
   이처럼 푹스 페트로루브는 주식 시장 상장을 통해 장기적인 방향을 성공적으로 결정한 좋은 사례다. 물론 사모펀드(PE)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특정 가족의 회사에 대한 지속적인 영향력 행사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들의 시각 차이는 ‘시간’에 대한 시선에서 나온다.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이라는 시간은 수십개월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족 회사들에 ‘장기적’인 시간은 적어도 수십 년 이상이다. 이를 통해 주식 시장에 진출한 가족기업은 인내심이 있는 장기적인 자본뿐만 아니라 단기간을 지향하는 투기자본인 ‘핫머니’에 대해 영향을 받기도 하고 길들이기도 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빈프리트 베버
   
   56세.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과 교수. 만하임대 실용경영조사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글로벌가족경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세계적 경영석학인 톰 피터스가 이끄는 경영컨설팅회사 ‘톰 피터스 그룹’에서 근무했다. 중소기업 경영자와 오너들에게 기업이슈와 경영전략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있다. 독일 미텔슈탄트 성공모델 분석의 세계적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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