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지원하는 음악 아티스트 발굴 프로그램 ‘튠 업’ 13기의 결선 오디션 장면. ⓒphoto CJ
CJ가 지원하는 음악 아티스트 발굴 프로그램 ‘튠 업’ 13기의 결선 오디션 장면. ⓒphoto CJ

민간 기업에도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시대다. 최근 기업들은 자사의 본업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는 추세다. 예를 들면 60년 전통의 식품기업에서 문화기업으로 그룹 이미지를 바꾼 CJ그룹은 ‘문화’의 키워드를 입혀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그룹은 사회적 약자 및 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고객과 기업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식이다. 최근 활발히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국내 대기업 6곳을 모았다.

아지트 만들고 예술가 지원하는 CJ문화재단

CJ그룹은 CJ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CJ아지트 대학로’ 개관식을 열었다. CJ아지트는 신인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창작을 지원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연장이자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이다. 음악·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과 공연이 가능한 스튜디오형 공간으로, 2009년 서울 마포구에 ‘CJ아지트 광흥창’이 처음 문을 열었다.

CJ아지트 대학로는 ‘문화 창작과 나눔을 담는 컬처 컨테이너(Culture Container)’를 표방하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 창작, 공연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평이다. 200여개의 객석 중 일부를 분리해 무대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작품에 따라 창작자가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존 CJ아지트 광흥창은 음악 전용 공연장 겸 창작 스튜디오로 리뉴얼해 활용할 계획이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CJ아지트 광흥창이 창작자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온 데 이어, 연극예술의 산실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대학로에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또 하나의 아지트를 오픈했다”고 했다.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는 CJ문화재단은 젊은 신인 예술인을 발굴해 문화산업의 저변 확대를 지원하는 재단이다.

CJ는 다른 분야에서도 독창적이고 젊은 예술인들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음악 분야의 ‘튠 업’, 영화·드라마 분야의 ‘프로젝트S’, 연극 분야의 ‘크리에이티브마인즈’가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특히 프로젝트S는 젊은 신인들의 작품을 기획안 단계에서 선정해 시장 진출까지 돕는 사업이다. 2012년 개봉해 183만명이 관람한 영화 ‘나의 PS파트너’가 이 프로그램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변성현 감독은 2010년 프로젝트S에 ‘나의 PS파트너’의 기획안을 제출했고, 기획안이 심사를 통과해 이 영화가 ‘프로젝트S’의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이후 전문가 컨설팅과 취재비 등을 지원받아 시나리오를 완성한 변 감독은 대중영화 감독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2013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 ‘노라 노’ 역시 프로젝트S의 지원을 받아 개봉한 작품들이다.

지난 5월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 사업을 위해 몽골 울란바토르를 찾은 대한항공 임직원들. ⓒphoto 대한항공
지난 5월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 사업을 위해 몽골 울란바토르를 찾은 대한항공 임직원들. ⓒphoto 대한항공

매년 몽골에 나무 심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매년 봄이면 한국인을 괴롭히는 황사를 막기 위해 황사 발원지에 가서 ‘푸른 숲 가꾸기’ 사업을 벌여왔다. 황사 발원지인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바가노르구에 묘목을 심어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막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Global Planting Project)’의 일환으로 대한항공이 몽골 바가노르구와 협약을 체결해 추진해 오고 있다. 2004년부터 매년 봄 대한항공 신입 직원들이 몽골로 건너가 현지의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대한항공 숲’이 조성된 바가노르구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동쪽 외곽으로, 이 나라의 대표적인 석탄 광산 지역이다. 예전에는 경작이 가능했으나 기후변화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매년 봄 한국을 덮쳐오는 황사를 줄이고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숲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5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임직원 180여명이 몽골로 건너가 현지 주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올해는 포플러, 차차르간, 비술나무 등 1만그루가 넘는 묘목을 추가로 심었다. 묘목들이 성공적으로 생착한다면 전체 44만㎡ 규모에 약 10만그루의 나무들이 자라는 숲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이 몽골에 조성한 숲은 한국과 몽골 간 우호를 증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바가노르구는 2006년에 몽골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녹지조성 사업평가 우수도시에 선정됐고, 2009년에는 대한항공이 몽골 자연환경관광부로부터 ‘자연환경 최우수 훈장’을 받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지난 2월 전국의 보육시설에 학용품을 지원하는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photo 신한금융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지난 2월 전국의 보육시설에 학용품을 지원하는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photo 신한금융

저신용·저소득층 자활·자립 돕는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이 진행하는 사회공헌의 모토는 ‘따뜻한 금융’이다. 사회적 약자 및 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고객, 사회, 기업의 동반성장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공존’(복지)·‘공감’(문화)·‘공생’(환경)을 사회책임경영의 3가지 중점 추진 분야로 선정했다.

‘공존’을 실행하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은 ‘신한미소금융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저신용·저소득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위해 만들어졌다. 금융권 최대규모인 700억원의 출자를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1026억원의 미소금융을 7366명에게 지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생활여건이 어려우나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신한장학재단도 설립했다. 2006년 신한은행을 포함한 7개 그룹사에서 1000억원을 출연해 지난해 말까지 4185명에게 총 195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공감’은 전통문화 복원 및 보존, 문화인재 육성을 통하여 사회적 소통을 이루어 나가자는 사회공헌 분야다. 전통 가치 보존 및 지역사회에 문화예술 전파를 위해 ‘문화재 사랑캠페인’ ‘한 문화재 한 지킴이’ ‘궁궐 지킴이’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2009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음악영재를 발굴하는 ‘신한음악상’을 제정해 순수 국내파 클래식 유망주를 발굴·지원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등 총 4개 부문으로 진행되는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1600만원의 장학금과 해외 유명 음악학교 단기연수 기회가 제공되고, 총 2회의 신한아트홀 무료 대관의 기회가 제공된다.

‘공생’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화두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기후변화 관련 지속가능경영 평가인 ‘2015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Korea’에서 탄소경영 최우수 기업 5개사만 선정되는 ‘탄소경영 아너스클럽’에 국내 금융사 최초로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또 신한금융그룹은 ‘공생’을 위해 매년 전국 환경사진 공모전을 개최하여 예술을 통한 환경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하상장애인복지관에서 철재가구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photo 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하상장애인복지관에서 철재가구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photo 포스코

국내 최초 대학생 해외봉사단 포스코

포스코는 현재는 보편화된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국내 최초로 발족한 기업이다. ‘비욘드(Beyond)’라는 이름의 대학생 봉사단 활동을 통해 지난 10년간 1000명의 대학생들이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봉사활동 및 문화공연 등을 펼쳐왔다. 봉사 및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포스코가 2007년에 창단해 매년 100명씩 봉사단을 선발한다.

포스코는 지난 7월에도 전국 60여개 대학에서 선발된 100명의 대학생으로 10기 비욘드를 구성하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발대식을 열었다. 이번 발대식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직접 봉사단장으로 참여했다. 권 회장은 발대식에서 학생들에게 “여러분도 오늘로써 포스코패밀리의 일원이 됐으니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활동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욘드 10기의 첫 봉사활동은 7월 20일부터 8박9일간 인천, 양평, 포항, 광양, 예천 등에서 화재 피해가구 복구를 위한 스틸하우스 건축봉사로 시작된다. 그동안은 목조주택을 건립해 벽을 쌓거나 지붕을 올리는 등의 공정에만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포스코의 최고급 철강재를 활용한 스틸하우스를 건설하기로 하고, 기초공사부터 완공까지 전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비욘드 10기는 앞으로 1년간 국내외 집짓기 봉사활동 외에도 독거노인과 미혼모, 다문화 아동과 장애인 등을 돕는 봉사활동도 함께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또 2017년 1월에는 베트남 붕타우성에 도시빈민 이주단지를 조성하는 ‘포스코 빌리지’ 건설에도 참가해 스틸하우스 건축봉사와 한국·베트남 간 문화교류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 임직원들이 지난해 10월 대전 유성구의 아동생활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후 원리와 작동법을 설명하고 있다. ⓒphoto 한화
한화 임직원들이 지난해 10월 대전 유성구의 아동생활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후 원리와 작동법을 설명하고 있다. ⓒphoto 한화

태양광으로 소외계층 돕는 한화

한화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을 사회공헌활동에 이용한 ‘해피선샤인(Happy Sunshine)’ 활동을 시행 중이다. 한화가 지난해까지 5년간 태양광 발전설비를 지원해준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은 모두 146개에 달한다.

한화는 2011년부터 해피선샤인 활동을 진행해 왔다. 지역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 전국 20개 복지시설에 태양광에너지설비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지원규모를 확대해 공모를 받고 36개의 복지시설을 선정해 지원했다. 설비지원 규모는 약 204kWh로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전기료 절감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2013년에도 30개의 복지시설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해 설치작업을 마쳤으며, 지원규모는 216kWh이다. 2014년에도 전국 사회복지시설 32곳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로 지원했고, 지난해에도 모두 28개의 사회복지시설에 총 216㎾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로 설치했다.

이외에도 한화는 중국 닝샤자치구의 사막화 현상 및 황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사막녹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링우시 모우스 지역에 80kWh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묘목을 키우는 양묘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사막화 방지에 활용하는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한화는 2011년 도호쿠대지진으로 전력망이 파괴된 일본 동북지역에 태양광에너지 설비를 지원하는 등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 임직원들이 지난 6월 서울 동작구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묘역 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photo 효성
효성 임직원들이 지난 6월 서울 동작구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묘역 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photo 효성

국가유공자 보금자리 마련 나선 효성

효성은 2014년부터 전국의 사업장을 인근 국립묘지와 ‘1사(社) 1묘역 자매결연’을 한 뒤, ‘1사 1묘역 정화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효성 본사 전략본부 임직원들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서울 동작구의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효성 본사 전략본부와 자매결연 협약이 된 곳은 국립서울현충원의 9묘역으로, 이곳은 전사 또는 순직한 군인 및 경찰관들이 안장되어 있는 곳이다. 이날 효성 직원들은 헌화를 하고 묘비를 닦는 등 묘역 정화활동을 했다. 같은 달 충청지역 사업장(세종·옥산·대전공장) 임직원들은 국립대전현충원을, 구미공장 임직원들은 국립영천호국원을 방문해 묘비를 닦고 잡초를 제거했다. 주요 경영진 및 임직원들이 정기적으로 헌화 및 묘역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지난 6월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기증식을 갖고 후원금 1억원을 전달했다.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은 6·25와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참전용사 중 형편이 어려운 용사들을 선정해 낙후된 집을 새롭게 고쳐주고 보다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로 효성은 2012년부터 매년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다른 10여개 기업과 육군, 공공기관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후원해 30명의 참전용사에게 새 보금자리를 선물할 예정이다.

효성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에서도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1년부터 타이어 부품들을 생산하는 베트남 동나이성(省) 지역의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실시하는 ‘미소원정대’ 활동을 진행해 총 6700여명의 주민들을 진료했다. 효성은 올해 8월 6번째 미소원정대를 파견할 예정이다. 원정대는 인근 학교에 컴퓨터 기증, 취약계층 학생에 장학금 지원 등 베트남에서의 사회공헌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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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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