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돌이켜보면 이변의 연속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비웃듯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가결됐고,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일들이 현실이 된 후 벌어진 금융시장의 반응이었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된 후 세계 금융시장에서 벌어진 일들이 그렇다. 그의 당선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재정정책 확대, 감세 같은 공약들의 정책 수혜로 미국의 경기가 개선 상태를 맞았고, 이것이 세계 경제의 동반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예상을 벗어난 자산시장의 흐름이 투자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특히 경기불황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한국의 월급생활자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를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 월급생활자들을 위한 자산관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우선 글로벌 자산시장의 흐름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유턴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말이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재정 정책으로 인한 경기개선 기대감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저에 깔린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이머징 지역의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중동 국가들의 산유량 합의로 원유가격 전망이 개선된 점 역시 글로벌 위험자산의 가격을 지탱해주고 있는 중요한 축이다.

따라서 예금·채권·부동산 등 안정 위주의 자산 포트폴리오보다는 해외자산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투자 역시 주목해야 한다. 투자자산을 다변화시킬 때 지금보다 좀 더 많은 수익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단, 투자자산을 다변화한 만큼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적절한 위험관리가 동반된 포트폴리오 투자모델을 참고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 3박자 ‘적립·절세·노후대비’

다음으로 중요한 사항은 ‘빚테크’라고 불리는 채무관리이다. 상당수 월급생활자들이 주택 매입 혹은 전세, 자동차 구입과 교육비 등을 이유로 빚을 지고 있다. 오랜 저금리 상황에서 이런 대출 부담이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며 월급쟁이들에게 대출이 자칫 가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화약고가 될 수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추세와 트럼프의 재정 및 감세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의 금리 상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덩달아 한국의 시장금리 역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가성비가 떨어지는 대출이 있다면 이를 축소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적립·절세·노후대비’라는 투자의 세 박자는 월급생활을 하는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하는 변하지 않는 대원칙이다. 먼저 ‘적립’을 보자. 적립은 시간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꾸준한 적립 투자는 목돈을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자 시장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다. 절세는 세금을 줄여 내 지갑에 들어오는 돈을 키우는 영리한 방법이다. 사실 자산관리나 재테크의 궁극적 목적은 노후대비라 할 수 있다. 경제력이 떨어질 수 있는 인생 황혼기를 위해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젊은 시절에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다. 적립과 절약은 결국 노후대비를 위한 최적의 방법이다. 이런 점에서 해외자산을 포함한 투자와 적립, 절세가 2017년 대한민국 월급생활자들의 자산관리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 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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