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
[2464호]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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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아마존의 도전

홀푸드 매입이 의미하는 것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 아마존닷컴 창립자 제프 베조스. photo salon.thefamily.co
‘아마존 닷컴, 홀푸드마켓 137억달러에 매입’.
   
   6월 20일 대낮에 미국 전역을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터져나왔다. 듣는 순간 21세기 IT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IT 세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뭔가 자극적이면서 재미를 더해주는 예측불가능한 미래가 ‘아마존닷컴(Amazon.com·이하 아마존)’의 새로운 행보에서 느껴진다. 뉴스의 핵심은 137억달러에 달하는 구매자금이 아니다. 홀푸드마켓(이하 홀푸드)이라는 사냥 대상이 포인트다. 글로벌 유기농식품 유통업체가 세계 최대 상거래업체 손으로 들어간 것이다.
   
   홀푸드는 미국 농식품 업체의 대명사다. 1980년 텍사스 오스틴에서 출발한 이래, 미국·캐나다·영국에 무려 431개 매장을 갖고 있다.(2015년 9월 기준) 홀푸드(Whole Food)란 상호대로 세상의 ‘모든 먹거리’를 판매한다. 더불어 다민족·다인종·다종교에 기초한 10만명의 다국적 종업원으로 구성돼 있다. 음식만이 아니라 ‘홀 컨트리(Whole Country)’도 홀푸드가 내세우는 가치이자 원칙이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리버럴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생선류, 육류, 와인류는 전문가들도 격찬하는 홀푸드 매장의 하이라이트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신선한 생선가게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유기농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매장 근처에서 생산된 ‘로컬푸드(Local Food)’를 제공하면서 홀푸드는 고급 농식품 판매점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네팔이나 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진 수공예 제품, 화학성분을 제거한 자연산 비누도 홀푸드의 자랑 중 하나다. 따라서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비싸다. 월마트·코스트코(Costco) 같은 대형 판매점도 있지만 질적 수준이나 가격 면에서 경쟁자가 못 된다.
   
   아마존은 1994년 온라인 도서 판매에서 시작한 IT 업계의 맏형이다. 이후 지구상의 거의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홀셀러(Whole Seller)’로 변신해갔지만 그동안 몇 가지는 판매에서 제외돼왔다. 음식도 그중 하나다. 컵라면 같은 인스턴트 음식은 판매하지만, 채소·과일·생선 같은 신선도를 필요로 하는 상품은 판매 리스트에서 제외돼왔다. 24시간 배달시스템을 구축한 아마존이지만 생선의 경우 아무리 빨리 도착한다 해도 뭔가 불안하다. 배달 생선을 먹은 뒤 식중독에 걸릴 수 있고, 반품할 경우 처리하기도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보면 아마존의 홀푸드 매입은 사업영역의 확장이란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그러나 IT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홀푸드 매입을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닌, 근본적 발상의 전환에 기초한 ‘대변신’으로 풀이한다. 크게 볼 때 세 가지 측면에서의 대변신이 홀푸드란 키워드 속에 투영돼 있다.
   
   
▲ 최근 아마존닷컴이 137억달러에 인수한 홀푸드 매장.

   웰빙, 건강을 생각하는 IT기업
   
   우선 디지털 세계의 새로운 도전이란 의미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에서 보듯 IT 세계에서의 갑(甲)은 디지털이다. 아날로그는 디지털에 맞추는 을(乙)의 위치에 있다. 간단히 말해 주종 관계다.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흡수하는 식이다. 보통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이해할 수 있지만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아마존의 홀푸드 매입은 다르다. 디지털 속의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평등한 관계 속에서 풀어나간 ‘수평 비즈니스’다. 홀푸드가 아마존의 영역 속에 포함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홀푸드가 구축한 독자적 공간을 통해 아마존의 영역을 넓혀간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홀푸드가 가진 시장에서의 힘이 ‘아마존>홀푸드’가 아닌, ‘아마존=홀푸드’라는 관계등식을 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아마존의 대변신은 아날로그 기업을 대하는 발상의 전환에 있다. 디지털 기업이 아날로그 기업의 장점을 배우고 확장하자는 의미에서 새로운 도전인 것이다. 아마존의 빅데이터와 디지털 유통망을 통해 홀푸드의 업그레이드가 곧 구체화될 전망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아날로그 기반이 없는 디지털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생각지도 못한 아마존의 대변신이 홀푸드 매입이 갖는 상징적 의미다.
   
   아마존의 홀푸드 매입은 웰빙이라는 단어가 갖는 중요성도 다시 일깨우고 있다. IT업체 가운데 웰빙을 생각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아날로그 웰빙에 기초한 삶의 질 향상은 일부 IT업체의 관심에 그친다. 홀푸드는 건강 농식품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비싸더라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것은 건강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환경, 그린(Green), 기후변화는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핵심이다. 글로벌 관점의 웰빙으로 풀이될 수 있는 이슈들이다. 아마존은 그 같은 21세기 이념을 홀푸드를 통해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웰빙, 건강을 생각하는 IT기업이라는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전략이다.
   
   
   노인 사회를 공략한다
   
   아마존의 홀푸드 매입은 폭발적으로 느는 노인 사회를 염두에 둔 비즈니스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해 세계인구는 73억명이다. 100억명이 되는 것은 앞으로 38년 뒤인 2055년이라고 한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인구폭발도 염려되지만 선진국의 경우 다른 차원의 시련이 인구문제와 관련해 현실화되고 있다. 인구고령화다. 현재 지구상에서 55세 이상의 인구가 10억명 정도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20억명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5명 중 1명이 55세 이상에 속하게 된다. 거리 전체에 어린이보다 노인이 넘치게 된다. 미국·유럽·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 정도가 한층 더 심각하다.
   
   아마존의 홀푸드 매입은 이런 인구고령화에 맞춘 행보다. 앞으로 아마존은 무인비행기 드론을 통해 노인들에게 맞춤형 농식품을 배달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대형 농식품 매장은 집 근처가 아닌 교외에서나 접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왕창 구입하는 것이 미국식 쇼핑법이다. 아마존은 신선한 제품을 노인은 물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간편하고도 빠르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의식주 가운데 음식은 매일 하루 세 번씩 닥치는 일상이다. 웰빙의 연장선이기도 하지만 이미 들이닥치고 있는 노인 사회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것이 홀푸드 매입의 의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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